UEFA 챔피언스리그 … 2라운드 종료 중간결산
UEFA 챔피언스리그 … 2라운드 종료 중간결산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2-10-09 13:44
  • 승인 2012.10.09 13:44
  • 호수 961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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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노르셀란(덴마크) 전에서 쐐기 골을 터뜨린 ‘디펜딩 챔피언’ 첼시의 하미레스가 팀 동료 오스카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유럽축구 공식웹사이트>
스페인 ‧ 잉글랜드, 유럽 양대 리그의 위용을 드러내다

지난 4일 새벽을 기점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 라운드가 2라운드까지 종료됐다.

2라운드 결과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이 벨라루스 바테 보리소프와의 원정 경기에서 침몰했고 이탈리아의 유벤투스가 우크라이나 샤크타르 도네츠크와의 홈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의외의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눈에 띄는 이변은 찾아볼 수 없었다. 

2라운드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세계 프로축구리그에서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독주다. 구단별로 살펴보면 전통 강호들이 그 위용을 그대로 드러낸 가운데 신흥 강호들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실망을 안겼다.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각각 4팀씩 출전 하고 있는 스페인과 잉글랜드는 2라운드에서 스페인이 4승을, 잉글랜드가 3승 1무를 기록했다.

스페인은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각각 벤피카와 아약스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우승후보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잉글랜드도 ‘디펜딩 챔피언’ 첼시가 노르셀란을 4-0으로 격파하는 등 대단한 파괴력을 선보였다.

이들의 활약은 이미 예상된 바다. 반면 당초 챔피언스리그의 새로운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맨체스터 시티(프리미어리그)와 파리생제르맹(리그앙) 등 새로운 신흥명문 구단들은 되려 챔피언스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전통강호 VS 신흥강호

레알마드리드의 갈락티코(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영입해 최강의 전력을 구축하겠다는 정책)를 시작으로 지난 몇 년간 유럽 축구리그에서는 그야말로 ‘돈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에 러시아, 미국, 중동 등에서 ‘머니 파워’를 가진 사업가들은 구단을 사들이고 선수 한 명당 수천억의 이적료를 지불해가며 구단을 강호로 만들어냈다.

이후 이들은 수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돈의 위력을 증명했다. 그 대표적인 팀이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였고, 올 시즌엔 파리생제르맹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로 인해 ‘돈으로 트로피를 살 수 없다’는 명제는 이미 우스워진 듯 보였다.

하지만 유럽챔피언스리그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라는 것이 2라운드를 통해 증명됐다. 지난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이 부자구단들에게 “역사와 영광까지 돈으로 살 수는 없다”고 퍼부었던 독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빅이어(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서는 맨체스터 시티와 파리생제르맹에게 시간이 더 필요한 것처럼 보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12~201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D조 2라운드에서 도르트문트를 맞아 간신히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독일 챔피언’ 도르트문트는 묵직한 압박과 날카로운 패스로 맨시티의 수비를 와해시켰다.

맨체스터 시티는 후반 16분 마르코 로이스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44분에 얻은 천금 같은 페널티킥 기회를 마리오 발로텔리가 성공시키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특히 이날 맨체스터 시티는 견고하지 못한 수비진이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골키퍼 조하트의 신들린 선방이 아니었다면 대패했을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도르트문트VS조 하트 경기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수준이었다.

1차전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에게 2대3으로 패배했던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경기에서도 비기면서 1무1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 시즌에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바 있다.

당시에는 ‘경험부족’이라는 이유로 팬들에게 면죄부를 받았지만, 이번 시즌마저 조별 탈락의 수모를 겪는다면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파리생제르맹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올 시즌 개막 전 1억 유로(약 1438억 원) 이상을 들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치아구 시우바, 에제퀴엘 라베찌, 판 더 비엘 등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스쿼드를 구성한 파리생제르맹은 당초 기대와 달리 고전을 반복하고 있다.

파리생제르맹은 지난 4일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A조 2라운드에서 FC 포르투를 맞아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 내내 ‘전통 명문’ 포르투의 공세에 정신을 못 차리는 모습이었다. 결국 후반 38분 포르투의 하메스 로드리게스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패배하고 말았다.

이로써 파리생제르맹은 FC 포르투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동시에 2위로 하락했다.

과연 막대한 자금력으로 명문 반열에 오른 이들이 오는 24‧25일에 열리는 3라운드에서 부진을 걷어내고 반격을 시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반면 전통의 명문 구단들은 그 이름값을 확실하게 지켜냈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3일 클루이를 2대1로 침몰시켰고, 세리에A에서 11위에 머물고 있는 AC밀란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지난 4일 제니트에게 3대2의 승리를 거뒀다.

두 구단 모두 특별히 많은 돈을 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명문구단은 다르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파리생제르맹에게 좌절감을 더했다.

이처럼 각 리그 우승의 향방을 결정하는 명문 구단들만 참가하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오죽하면 월드컵 우승이 더 쉽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2라운드를 마친 현재,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한 신흥강호들과 전통강호들의 초반전은 전통 강호들의 승리로 끝났다. 이와 같은 두 그룹의 상대평가는 중반전에 돌입하게 될 챔피언스리그를 지켜보는 또 다른 재미를 계속해서 선사할 예정이다.

무너지는 독일‧이탈리아? … 유일한 이변 ‘바테’

▲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바테 보리소프 선수단 <사진=유럽축구 공식웹사이트>

승승장구하는 스페인리그와 잉글랜드 리그에 비해 세계 4대 리그를 구축했던 독일과 이탈리아 리그의 구단들은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독일의 도르트문트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고, 이탈리아의 AC밀란이 제니트(러시아)에게 3-2로 신승을 거두며 선전했지만 독일은 믿었던 바이에른이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채 샬케도 역시 무승부에 그치며 2라운드에서 2무 1패의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애초에 독일에게 밀려 두개 구단만 출전해야 했던 이탈리아는 유벤투스가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샤크타르와 무승부를 거두며 이탈리아 리그의 부흥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이번 챔피언스리그의 유일한 돌풍, 벨로루시 챔피언 ‘바테 보리소프’가 있었다. 바로 독일의 거함이자 지난 시즌 준우승 팀 바이에른을 3-1로 격침시킨 장본인이다. 앞서 바테 보리소프는 지난달 20일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도 프랑스의 강호 릴을 3-1로 누르며 이변을 예고한 바 있다.

바테 보리소프는 2라운드까지 수비진의 몸을 아끼지 않는 육탄 방어와 공격진의 효율적인 역습으로 2연승을 내달려 조 1위에 올랐다.

바테 보리소프는 벨라루스 프리미어 리그를 6회 연속으로 제패할 정도로 자국에선 강호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바테 보리소프는 1996년에 들어서야 재창단한 신흥 구단으로  챔피언스리그 홈경기조차 중립 지역인 민스크(벨라루스 수도)에서 치러야 하는 구단이다.

더구나 외국인 선수도 브라질 출신 공격수 마이콘과 세르비아 수비수 마르코 시미치, 그리고 아르메니아 공격수 자벤 바도얀이 전부다. 결국 자국 선수들 중심의 전력만으로 우승 후보 바이에른을 격침시킨 것이다.

바테 비야소프의 빅토르 곤차렌코 감독 역시 이제 만 35세의 젊은 감독으로 감독 경력이 5년에 불과하다는 점과 지난 2번의 챔피언스리그 본선 12경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5무 7패)는 점은 이번 돌풍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사실 이 같은 돌풍의 시작은 미셸 플라티니가 지난 2007년 UEFA 회장직에 오른 후 착수한 챔피언스리그 개혁에 있었다.

당시 플라티니는 “약소 리그 챔피언들 역시 최고의 구단과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권리가 있다”며 “강자가 약자를 돕는 걸 당연시 여겨야 한다. 상품이기 이전에 축구이고, 시장이기 이전에 스포츠이며, 사업이기 이전에 경기이다”고 밝히며 변방 리그 챔피언들의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을 도운 바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챔피언스리그 32강의 조별 리그가 예전에 비해 수준이 낮아 질것”이라는 비난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 아포엘 니코시아가 8강에 진출한 데 이어 올 시즌에는 바테가 조별 리그에서 플라티니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조 추첨이 끝났을 당시만 해도 F조 최약체로 분류됐던 바테 보리소프는 이제 스페인의 강호 발렌시아와 2연전을 갖는다. 오는 24일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르게 될 바테 보리소프가 그 바람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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