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손 대표가 한미FTA 재협상을 제안하자 "그것은 안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냐"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손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줬으면 한다"며 "여야가 너무 표만 따지면 나라가 휘둘린다. 정치도 선거를 앞두고 너무 포퓰리즘에 빠지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나라의 기초 반석을 닦아 놓겠다는 입장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국회가 성숙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학 등록금 완화 문제와 관련, "야당 내부 사정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는 성숙하게 가야 한다"면서 "정치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 때 공립대 등록금이 50%이상 올랐는데, 그 때는 반값 등록금 말이 안 나왔다"며 "내가 집권하고 평균 3%정도 올랐는데 지금 반값 등록금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학에 가면 학교가 건물만 짓는다"며 "학교가 노력하면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손 대표가 "유럽이 복지병으로 망한다고 했는데, 안 망하지 않았느냐"고 반론을 펴자, 이 대통령은 "유럽에 가 보면 유럽 국가의 정상들은 자기네 교육이 실패했다. 미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저축은행 문제와 관련, "과거 전 정권의 문제라고만 보지 않는다"며 "오랫동안 압축된 상태에서 쌓여온 그늘이 있다. 현재로 보면 받아들일 수 없는 관습들이 있고 이런 것이 공직사회나 우리 사회 전반에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사회 관습으로 인정되는 부분을 하나하나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이날 영수회담에서 ▲가계부채 ▲저축은행 부실 ▲일자리 창출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의견을 모았지만 ▲대학 등록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이현정 기자 hj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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