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프로야구 정규시즌 마무리 단계…각 팀 상황 점검
2012 프로야구 정규시즌 마무리 단계…각 팀 상황 점검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2-10-04 10:16
  • 승인 2012.10.04 10:16
  • 호수 961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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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의 열기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의 예상이 ‘딱’ 들어맞은 ‘2012 팔도 프로야구’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마무리를 향해 달리고 있다. 그리고 시즌 중반까지 향방을 알 수 없었던 4강 싸움도 사실상 승부가 났다. 이제 추석 연휴가 끝나고 몇 일후 포스트시즌 체제로 돌입한다.

올해 2012 프로야구가 시작되기 전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선 1강 5중 2약 체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론’ 이었다.

작년 우승팀 삼성이 그대로 1강에 포진하는 가운데 SK, 롯데, 두산, KIA, 넥센, 등 5중에 위치한 팀들이 삼성을 추격하는 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LG와 한화는 현실상 이들에 비해 전력이 뒤쳐진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서 전문가들의 모든 예상이 빗나가기 시작했다. 최약체로 분류됐던 LG는 ‘5할 본능’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선전했고 삼성과 KIA 등 기존 강호들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시즌이 중반으로 갈 때 까지만 해도 1위부터 7위까지의 승차가 ±5에서 맴돌았다. 전문가들의 예상이 완전히 무너졌던 것이다.

그러나 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가면서 각 팀들은 당초 예상됐던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갔다. 어느새 삼성은 자력우승이 가능한 매직넘버를 5경기로 줄여놓은 상태고 LG와 한화는 각각 7위와 8위를 기록 중이다.

5중으로 분류됐던 팀들도 각자의 희망과 숙제를 남긴 채 ‘4강’ 이라는 선을 기준으로 포스트 시즌과 2013 시즌을 기약하고 있다.

수많은 화두를 던졌던 ‘2012 팔도 프로야구’ 시즌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각 구단의 상황을 점검해 보았다.

1강 삼성 ‘왕조 구축’을 알리다 

프로야구에서 ‘왕조’라는 단어가 시작된 건 8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IA의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는 리그 4연패를 비롯해 총 9회 우승이라는 빛나는 업적으로 ‘왕조’라는 칭호를 받았다.

이후 ‘왕조’라는 칭호는 넥센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로 이어졌고 가장 최근 SK 와이번스가 ‘왕조’를 물려받았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한국 프로야구를 점령해왔던 SK를 작년 시즌에 삼성이 무너뜨리고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독차지했다.

더불어 삼성은 올해도 우승이 거의 확정됨에 따라 야구 ‘왕조’ 구축의 최소 기준인 리그 2연패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삼성은 안지만, 오승환 등 리그 최강 불펜과 이승엽, 박석민 등의 중심타선을 가지고 있다. 이로써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가진 최강의 전력으로 모든 팀들 위에 군림하고 있다. 삼성의 독주체제는 당분간 무너지지 않을 분위기다. 

5중 SK‧롯데‧KIA‧두산‧넥센…희망과 절망사이

 

시즌 초 삼성을 추격하는 팀 중 SK가 들어있을 거라는 예상은 거의 없었다. ‘별 볼일 없었던’ SK를 ‘최고의 팀’ 반열에 올려놓은 김성근 감독의 퇴단이 그 이유였다.

그 자리는 이만수 감독이 채웠다. 그리고 이만수 감독은 치밀하고 섬세한 ‘김성근식 작전 야구’를 버리고 ‘메이저 리그식 빅볼 야구’를 팀에 접목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이 두 가지 야구 사이에서 팀이 혼란을 빚기도 했지만 각각의 장점이 잘 섞이는 모습을 보이며 현재 2위로 삼성을 쫒고 있다. 

더욱이 올해 부상으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에이스 김광현과 송은범이 내년 시즌에 제 모습을 찾는다면 SK는 훨씬 안정적인 전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롯데 또한 SK와 비슷한 어려움이 예상됐다. 2012년 시즌을 시작하며 생긴 공백이 너무 크게 보였던 탓이다. 타선의 핵 이대호의 오릭스 이적과 투수진의 핵심인 장원준의 군 입대로 생긴 공백을 어떻게 채워 낼지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타선에서는 홍성흔, 강민호, 박종윤 등이 고른 활약으로 이대호의 부재를 어느 정도는 해소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투수진에서도 ‘효자 용병’ 유먼이 나타나 에이스 역할을 누구보다 확실히 해줬다.

시즌 막판에 들어 연패에 빠지며 흔들리기는 했으나 5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보여 예전 ‘꼴데’라고 놀림 받던 시절을 완전히 벗어나 ‘강팀’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조금은 불안한 ‘뒷문’ 마무리 문제와 타선 폭발력 문제 해결은 포스트 시즌과 내년 시즌의 과제로 남았다.

4강 싸움 중인 마지막 팀 두산은 2011년 시즌동안 너무 부진한 탓에 오히려 2012년 시즌에 더 많은 기대를 받은 바 있다.
2011년이 진행되는 동안 팀 내‧외적으로 악재가 겹치며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에 두산은 신인 김진욱 감독을 내세워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특별한 전력의 변화는 없었으나 기존 김현수, 정수빈, 최준석 등이 무난한 활약을 보였고 니퍼트, 이용찬, 노경은 세명의 투수들은 10승 이상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해 다시 4강권에 올라섰다.

두산 특유의 뛰는 야구와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가 조금만 더 짙게 나타난다면 2013년에도 4강권 한자리는 무난하다는 확신이 다시 생긴 시즌이었다.

비록 4강 진출의 꿈은 물거품이 됐고 김시진 감독의 경질로 한바탕 곤욕을 치르긴 했지만 넥센의 한해 농사는 성공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선수 농사가 풍년이라 역대 5번째 최우수선수(MVP)‧신인왕 동시 석권까지 노리고 있다. 신인왕 경쟁에선 서건창이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고 4번 타자 박병호는 최근 강력한 MVP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강정호는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다만 팀 순위가 이들의 수상에 걸림돌이 될지도 몰라 5위가 절실한 넥센이다. 이렇듯 지난해까지 ‘탈 꼴등’ 싸움을 지속해 오던 넥센이 일으킨 반향은 내년에 더욱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선수들이 눈에 띄는 실력향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김시진 前감독을 이을 후임 감독의 능력에 따라 내년 시즌 넥센의 순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는 완전히 반대로 KIA는 감독의 부재보다 선수들의 부진이 훨씬 크게 느껴지는 한 해였다. 시즌을 앞두고 은퇴한 이종범의 이름이 한 시즌 내내 언급 될 정도였다.

그동안 KIA의 타선의 중심이었던 최희섭, 김상현, 이범호가 약속이라도 한 듯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이용규만 그나마 제 역할을 수행했다.

투수진은 더욱 실망이 컸다. 국내 ‘투수 조련’의 일인자인 선동렬 감독의 취임에도 불구하고 선발, 불펜, 마무리가 모두 불안했다.

다만 그 중에서도 희망을 찾자면 서재응의 변함없는 활약과 괴물투수 김진우의 부활, 신인 박지훈의 발견 정도만 꼽을 수 있었다. 

이에 선동렬 감독은 “키워서 쓰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는 말로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구상하고 있음을 밝혔다. 팀 정신 무장, 타선과 투수진 문제 등 전체적인 지상과제만 남긴 시즌이라는 평가다.

2약 LG와 한화, 그 사이에서도 상반되는 분위기

 

먼저 LG의 올해는 ‘최악의 전력이었지만 최악의 시즌은 아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12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 박종훈 감독이 사퇴했다. 더불어 에이스 박현준과 김성현이 승부조작 사건으로 전력을 이탈했고 이택근과 송신영, 조인성 등 FA들도 전부 빠져나갔다.

한마디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김기태 감독은 정신 무장과 새로운 선수들이면 충분하다면서 팀 재건을 공언했다.

비록 10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결과는 낳았지만 최성훈, 이승우 등 새로운 투수진들의 발견도 함께 남겼다. 또 김용의, 윤요섭 등 신인급 선수들 비약적인 발전과 베테랑들의 건재함도 확인했다.

그동안 선수들의 이름값에 의존하다 안 되면 포기하던 LG가 올 시즌 ‘근성’을 몸에 익히고 ‘포기’를 지워내는 모습을 조금이나마 보였다. 이어 조직력만 상승시킨다면 적어도 올해 보다는 내년이 나을 것이라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LG는 올 겨울에도 체질 개선 작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화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영입과 김태균의 복귀로 어느 때보다 4강 진출을 원했었다.

지난 시즌 골든 글러브 출신 이대수, 한국 최고의 에이스 류현진, 4번 타자 최진행 등의 라인업은 4강 진출이라는 꿈을 더욱 선명하게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집중력을 찾아보기 힘든 타선, 프로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비들로 인해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 탓에 줄곧 8위에서 시즌을 치렀다.

더불어 ‘덕장’ 한대화 감독까지 물러나면서 팀 분위기는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에 수장을 잃은 충격이 오히려 팀 분위기를 살렸다.

이후 한화는 예전과는 달라진 경기력으로 승리를 늘렸다. 비록 타이밍이 너무 늦기는 했지만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라도 붙잡았다.

내년 한화의 가장 큰 키워드는 ‘새 감독 선임’과 ‘류현진’이다. 특히 포스팅 시스템 자격을 얻는 류현진의 해외진출을 막고 2013 시즌에 도전할지, 류현진을 팔아 그 돈으로 또 다른 전력을 구축할지가 주목된다.

포스트 시즌을 불과 2주 남짓 앞두고 있는 현재 8개 프로야구 구단들은 각각 저마다의 문제 해결에 몰두하고 있다. 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포스트 시즌 만큼이나 겨울 스토브 리그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 지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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