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조용한 리더십'에 국제사회 주목
반기문 '조용한 리더십'에 국제사회 주목
  • 안호균 기자
  • 입력 2011-06-23 10:53
  • 승인 2011.06.23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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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조용한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반 총장은 취임 초기까지만 해도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서방 언론들은 전임 사무총장들과 달리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는 그를 유약한 지도자로 묘사했다.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하지만 유엔이 당면한 글로벌 현안들을 죠율하는 과정에서 반 총장은 조용한 리더십으로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공동의 해법을 모색해왔다.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이를 '감동의 리더십'이라고 불렀다. 냉혹한 국제정치 무대에서 반 총장은 따뜻하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만나는 사람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반 총장을 "전설적인 외교관"이라고 평가하며, "그의 전설은 사람들과 마음으로 대화하는 특별한 능력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반 총장이 항상 조용한 행보만을 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올해 들어 중동·아프리카 반정부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무력진압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개입을 이끌어내면서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언론들도 조용하지만 강한 그의 리더십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취임 후 4년반이 지난 지금 누구도 반 총장의 리더십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반 총장은 192개국 모두의 지지를 받으며 당당히 연임에 성공했다. 그가 제시한 새로운 리더십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2기 반기문 체제' 앞에는 유엔 개혁, 기후 변화 문제, 새천년개발목표(MDG) 달성, 해적 문제 등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짧은 시간에 결론을 내기 쉽지 않은 난제들이 대부분이다.

반 총장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면 과제 해결에 대한 권한을 위임받았다. 특히 그가 외유내강의 리더십으로 '강한 유엔' 건설에 성과를 낼 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 총장은 취임 수락연설에서 "시작만으로는 안된다. 결과를 줘야 한다"면서 "사람들이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결과,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9월 정기총회에서 광범위한 장기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호균 기자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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