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안철수 바로알기 ‘안랩에 관한 불편한 진실’
[밀착취재] 안철수 바로알기 ‘안랩에 관한 불편한 진실’
  • 오병호 프리랜스
  • 입력 2012-09-27 10:07
  • 승인 2012.09.27 10:07
  • 호수 960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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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안랩 2대 주주 수사 대선판 흔든다

안철수 후보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견제의 바람이 점점 매서워지고 있다. 특히 안 후보와 관련해 주식문제에 가장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강남일 부장검사)는 안철수연구소(안랩) 2대 주주인 원종호씨의 지분변동공시의무 위반 혐의를 올 초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통보받아 수사 중이라고 지난 18일 밝혔다.

원씨는 안랩에 장기 투자하면서 800억 원의 평가차익을 거둬 관심을 끈 인물로 증권가에서 신의 손으로도 불린다. 안랩은 지난해 11월 원씨 지분이 9.2%(918681)에서 10.8%(1084994)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실제 지분변동은 지난 20096월 이뤄져 공시가 26개월가량 지연됐다. 정치권은 베일에 가려져 있던 원씨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안랩에 대한 공세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안랩의 보유지분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안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은 이뿐 아니다. 본격적으로 출마선언을 하면서 안 후보와 관련된 여러 의문점이 쏟아지고 있다. 안 후보를 둘러싼 의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안랩의 주식과 관련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안 후보의 과거 행적이다. 다른 대선 캠프는 일단 원씨에 대한 검찰 수사 추이를 지켜본 뒤 먼저 안랩에 대한 공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현재로서는 원씨의 혐의가 크게 문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행 규정상 상장사는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투자자가 주식 보유량에 변화가 생기면 변동일로부터 5일 이내에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원씨는 공시의무 위반에 고의성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필요하면 원씨를 또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원씨는 지난 1167993주를 처분해 지분율은 10.83%에서 9.16%로 줄었다.

원씨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엄정한 처벌이 쉽지 않다. 검찰은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해 원씨가 고의로 공시의무를 위반한 사항이 명백히 드러나지 않는 이상 필요 이상의 강도 높은 조사는 지양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원씨가 안랩의 2대주주로 자리하면서 안랩 주식거래를 통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실현했다는 점과 투자 동기 등이 모호하다는 점을 들어 원씨에 대해 별도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 주장의 근거는 이렇다.

신의 손원종호그는 누구?

원씨는 안랩 2대 주주로서 작년 11월 중순 안랩 주식이 폭등할 때 부각됐다. 당시 원씨는 전체 주식의 10.8%1084994주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그는 20082월말 90억 원을 들여 주당 17686원에 51만주를 장내에서 샀다. 이후에도 80억을 투자해 안랩 주식을 계속 사들였다.

원씨는 20089월 금융위기로 안랩 주식이 반토막이 난 주식을 계속 매입했고, 20093월에는 주당 7600~15000원대에서 수만 주씩을 대량 사들여 92만주(9.2%)까지 주식이 늘어났다. 그 이후에도 계속 사들여 20119월말 1084994(10.8%)를 보유하게 되었다. 이후 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의 주식변동 고시의무 위반으로 지적돼 그를 둘러싼 의혹이 일기 시작했다. 170억 원을 투자해 1084994주를 매입했다. 매입원가는 15668원이다.

원씨에 대한 의혹은 안랩투자 배경에 앞서 그의 정체에서 출발한다. 원씨는 평창동에 사는 72년생이라는 정보 외에 알려진 바가 없다. 심지어 안랩에서조차 그가 누군지 모른다는 것이다.

안랩에 따르면 그가 주총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2대 주주로서 경영참여 의사나 회사 접촉 등이 한 번도 없었다. 안 후보 역시 원씨에 대해 모른다고 전해 원씨에 대한 미스터리를 키우고 있다.

정치권과 증권가에서는 원씨의 투자를 두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방식의 투자라고 입을 모은다. 원씨는 MB정권 인수위 시절인 20082월부터 안 후보가 KAIST 교수 등 잘나가고 있던 시점에서 꾸준히 매수했다. 금융위기 때 최저가 시점에서 더욱 꾸준히 매수해 마침내 안철수가 대선후보가 되는 시점에서 주식의 일부분을 처분하며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뒀다. 그는 올 1월과 2월 안랩의 주식이 최고조일 때 2차례 매도에 나서 각기 209, 373억 원의 순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를 두고 원씨가 MB 정권들어 안철수의 승승장구와 맞물린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전지전능한 인물의 투자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주식 전문가들은 말한다.

원씨는 지난 1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자신의 주식을 167933주를 장내에서 매각했다. 그는 13~14만원 대에 주식을 매도해 총 235억에 달하는 매도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주식 매입단가는 주당 9000~19000원이며 주당 평균 매입 단가는 15668원으로 짐작되고 있다. 그가 올린 수익은 평균 매입 원가를 제외하고 순익만 209억 원에 달한다.  

절묘한 타이밍 거의 불가능

문제는 지난 1월 중순경 1차 매도 시점이 매우 절묘하다는데 있다. 이때는 금융감독원이 안랩 2대주주와 그 주변인물들의 의심스러운 거래를 포착해 불공정 거래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시점이었다.

이 시기 안랩의 시세급등과 관련해 작전세력이 개입했는지에 대해 금감원이 대표적 테마주인 안랩 주요주주에 대해 조사에 들어가 큰 파장이 예상된다는 언론보도가 일제히 나왔다.금감원은 조사 이유에 대해 원씨의 친인척 계좌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이 발견되어 계좌추적에 들어갔고 차명으로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고 밝혔다.

원씨의 치밀한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2월들어 37일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총 41만7001주를 매도하였다. 이 두 번째 매도에서 그는 4384314만원을 벌어들였다.

이때 평균 매입원가를 제외하고 순이익만 373억원을 벌었다. 2차 주식매도 후 그의 잔존 주식은 정확히 50만주가 남았고 그의 안랩주식 보유율은 4.99%가 되었다. 현재 안랩주가 122800원으로 환산해 볼 때 그의 남은 주식 50만주의 가치는 614억 원이다. 원씨는 순이익만으로 산출해도 1,2차 매도 582억 남는 주식 순익 536억 등 11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원씨는 안랩의 내부정보를 이용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둔 정황이 있다그의 그래 일지를 보면 너무 인위적이고 작위적이다. 이 부분이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원씨가 권력핵심의 대리인이라는 말도 있고 안후보의 차명인 혹은 안 후보 측근이나 가까운 벤처기업인의 대리인이라는 루머가 퍼지고 있다.

실제로 원씨는 작년 1118일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일반투자자일 뿐이며 안철수와는 면식도 없다안랩의 미래가치를 믿고 투자를 결정했다. 안철수 사람 자체를 믿고 투자한 것이다. 안랩은 탄탄한 회사이고 나한테 배반을 안 할 회사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110일 원씨에 대한 차명계좌 의혹을 조사한다고 해놓고 이후에는 말이 없. 황 소장은 원씨는 금감원이 조사하고 있는 와중에도 2차례 대량 주식을 매도해 5% 이상 대주주 공시 조항에 포함되지 않는 4.99%(50만주)에 딱맞추어 놓았다이런 사람이 어떻게 건전한 일반적인 투자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매우 전문적이며 치밀한 계획 하에 이뤄진 투자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원씨가 사전에 안 후보의 정치행보와 관련된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일 가능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내부정보 이용에 의한 주가조작과 다름없다.

원씨가 안철수가 2008년 초이후 MB 정권에서 이리저리 중용되고 정부가 그의 회사에 특혜를 주고 언젠가 대선 재목(?)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인물이라면 이것은 중대한 경제범죄 행위이다.

황 소장은금감원이 1월 초 중대한 주가조작 혐의자에 대한 차명계좌에 대해 조사가 들어갔으면서도 주식매도를 계속하게 방치했는지도 해명돼야 될 일이라며 정치권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안랩 2대주주 원종호에 대한 신상정보 자료나 내부정보에 의한 주가 조작여부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그리고 금감원이 왜 원종호의 정치테마주 투기행위와 차명의혹에 대해 침묵하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요서울|오병호 프리랜스> ilyoseoul.co.kr

안철수 연구소의 허상

   
▲ 지난20일 안철수 대선후보가 안랩이사회의장직을 사퇴하고 직원들과 환송식을 하고 있다.<공동사진취재단>
안철수 후보의 안랩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중 안랩의 평가가 실제보다 과대포장됐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이 들린다. 지금 안랩의 주가가 11만원 선이다. 이것은 뻥튀기가 되어도 그 정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국세청의 비상장사 주식평가 산정방식(자산적 가치와 수익적 가치 평균)으로 계산해보면 평가가치는 1만원정도 나온다. 10배가 거품이라는 이야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이를 방치한 것은 대주주로써 그리고 안랩의 의장으로써 무책임하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현재 정치적 프리미엄에 의해 안랩이 실제의 가치보다 약 5~10배의 거품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안랩에 대해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증권가의 한 인사는 안랩은2010년도 매출액이 697, 영업이익 85, 당기순이익이 145억으로 우량 기업이다. 하지만 이자수익도 37~40억 정도로 세전이익(경상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회사라고 말했다.

이것은 유상증자에 의한 자본잉여금으로 인해 들어오는 이자 수입이 많고 영업활동으로 이루어진 영업이익의 비중이 일반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기업의 성장성과 가치를 평가하는데 유효한 잣대인 영업이익 기준으로 본다면 매우 우량하다고 할 수 없는 회사다.

또 안랩의 인적 구성과 급여수준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인원이 20119월 현재 571명으로 1인당 급여는 20104200만원 수준이다. 1인당 매출액이 15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회사가 1인당 매출액이 10억에 육박하는 것과 견주어 매우 낮은 수준이며 부가가치 생산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매출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50% 육박하고 있다. 이는 엔씨소프트나 NHN 같이 동종업계에 버금가는 급여(안랩보다 1인당 급여가 150% 수준)를 줄 경우 당장 영업손실이 나게 되는 구조다. 이는 안랩이 직원들의 급여를 상향해 줄 여력이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이 인사는 안랩의 주주 중에 외국인이 1.38%로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객관적 가치를 평가하여 안랩을 바라보기 때문일 것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런 구조 때문인지 안랩 직원의 급여 수준은 동종업계 유사 규모의 타 회사에 훨씬 못미친다.

2010년도 자료를 보면 같은 업계에서 안랩의 1인당 급여 수준은 거의 최하위 수준이다. 하지만 안 후보의 급여만큼은 업계 최고수준이다. 안랩은 매년 주당 400~500원을 배당하여 배당률이 80~100%이다.
안 후보도 매년 14억 정도를 배당 받아 2004년부터 2010년까지 104억을 배당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의 급여 수준과 안 후보의 배당 실적을 비교해 보면 불편한진실이 아닐 수 없다.

<오>


오병호 프리랜스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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