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웅진그룹의 극동건설이 유동성 부족으로 어음 150억 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극동건설은 전일 만기도래한 어음 150억 원을 막지 못했다. 이날 오전까지 어음을 상환하지 못하면 최종 부도처리 된다.
극동건설은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와 자금 지원 여부를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웅진그룹은 현재 은행권 등을 통해 최대한 자금을 마련하고 있지만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극동건설은 올해 상반기 4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72억 원의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재무건전성은 악화돼 상반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이 4164억 원으로 반년사이 751억 원 늘었다. 또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유동선 장기차입금도 534억 원으로 466억 원이 증가했다.
웅진그룹도 재무개선을 위해 웅진코웨이 매각에 이어 웅진폴리실리콘 매각도 추진하고 있지만 극동건설에 대한 자금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확보하는 1조600억 원 중 5690억 원을 차입금으로 바로 갚아야 한다. 이는 웅진코웨이 주식을 담보로 빌린 돈이다. 이 뿐만 아니라 웅진홀딩스의 단기 차입금도 4800억 원에 달해 빚 갚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에 대해 신한은행에 4100억 원 규모의 지급보증 확약을 해 준 상태여서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선택해도 지급보증을 약속한 4100억 원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에 대해 채권단 측은 웅진그룹이 극동건설을 포기하려 한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경기불황과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만큼 앞으로 극동건설에 투입해야 하는 자금규모를 예상할 수 없다는 것. 결국 지급 보증한 4100억 원을 책임지는 선에서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협력업체가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거래채권이 동결되면 중소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웅진그룹은 2007년 론스타의 인수대금(1700억 원)의 3배가 넘는 6600억 원을 들여 극동건설을 인수했다. 그러나 건설경기 침체로 극심한 자금난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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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