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해찬-박지원, 밀월관계는 ‘끝!’
문재인-이해찬-박지원, 밀월관계는 ‘끝!’
  • 정찬대 기자
  • 입력 2012-09-25 10:38
  • 승인 2012.09.25 10:38
  • 호수 96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할 끝낸 지도부…이해찬은 2선, 박지원은 사퇴?

▲ 좌부터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민주통합당이 현 지도부 체제에서 선대위 체제로 전환, 본격적인 대선전에 돌입했다. 문재인 후보는 대선기획본부인 ‘담쟁이기획단’을 꾸리고 최종 인선이 마무리 되는대로 선거대책 및 당 쇄신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미 이해찬 지도부는 문 후보에게 최고위의 모든 권한을 위임한 상태다.

문 후보는 지난 20일 당 지도부와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저에게 전권을 위임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건넨 뒤 “우리 당의 단결과 쇄신을 위해 저에게 소신껏 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권한은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라는 대의를 위해서만 쓰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날 열린 기획단 첫 회의에서 “선대위는 크게 3개 그룹으로 꾸리기로 했다. 당이 중심이 되는 가칭 민주캠프, 화합형으로 모든 것을 포함하는 시민캠프, 아젠다(의제) 중심의 미래캠프가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대선기획위원으로 당내 인사인 김부겸 전 의원을 비롯해 노영민, 박영선, 이학영 의원을 선임했다. 면면에서 계파 및 지역주의 타파와 친노색 배제를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아울러 외부 인사로는 안도현 시인과 김영경 청년유니온 초대위원장을 인선했다.

이해찬 대표는 대선 후보 선출을 하루 앞두고 최고위의 모든 권한을 후보에게 위임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지도부는 지난 15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최고위의 전권을 대선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이-문 연대설’로 당내 적잖은 갈등과 내홍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는 당 안팎에서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여기에 이 대표 비서실장인 김태년 의원이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선대위에 참여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선대위 구성까지 지도부가 관여하려 한다”며 일부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문 후보 진영 역시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당내 초선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2선 후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선대위 구성을 포함해 당 운영의 전권을 대선 후보에게 위임해야 한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경선 파행의 빌미를 제공한 이해찬 대표가 선대위 구성에까지 영향을 미치자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2선 후퇴를 주장한 것이다.

‘지도부 2선 후퇴론’은 당초 ‘이해찬 퇴진론’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당 대표 사퇴 시 대선을 앞두고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현실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1일 열린 ‘쇄신 의총’ 이후 화합론이 강조되면서 이 대표의 사퇴 목소리는 한층 잦아든 상태다.

친노 패권주의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은 선대위 구성 이후 당 쇄신을 단행할 문 후보에게도 적잖은 부담이다. 이런 이유로 당내 일각에선 문 후보가 이 대표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런 점에서 이해찬 대표의 2선 후퇴는 불가피한 측면이 강하다.

이런 가운데 박지원 원내대표가 당내 일부 의원들로부터 사퇴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종걸 최고위원 등 일부 혁신파 의원들은 지난 18일 박 원내대표를 면담하고 그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최고위원을 비롯해 당내 의원 20여명은 다음날 조찬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의 사퇴를 언급하며 당 쇄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의 쇄신과 운신 폭을 넓히기 위해서도 그의 사퇴 결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일각에선 당 쇄신과 함께 박 원내대표가 이에 동참하면서 자연스레 사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해찬-박지원 투톱 체제가 지속되는 한 ‘문재인 선대위’의 쇄신책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문 후보 스스로 지도부와 거리두기를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현 지도부의 정치경험과 경륜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점에서 이들을 포옹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 대표의 2선 후퇴와 박 원내대표의 사퇴론이 제기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문 후보의 쇄신책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