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보는 모두 5명. 3선의 박진·남경필 의원과 친박계의 유승민 의원, 전 지도부에 속하는 홍준표·나경원 전 최고위원(출마 선언순)도 출마를 선언했다. 전 사무총장이었던 원희룡 의원도 20일 출마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 지도부의 전대 출마와 관련,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비판 여론도 함께 일고 있다. 이번 전대는 지난 4·27 재보궐선거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열리게 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 여권 관계자는 "재보선 등 민심 이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사퇴해 놓고, 이제 와서 다시 출마하는 것은 무슨 이치인가"라며 "이번 전대는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홍 전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계파를 초월한 당당한 한나라당을 만들겠다"며 당대표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홍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전당대회에 출마해 2위를 기록했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1년만에 전당대회에 또 나오게 됐다.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기자들의 책임론에 대한 질문에 "포괄적인 책임론은 인정하지만 당은 당대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다. 내부에서 많은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실상 내 생각대로 이뤄진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라는 '큰 판'이 벌어진다. 차와 포를 떼고 장기를 둘 수 있겠는가"라며 "내년에 '큰 판'을 이끌어 가려면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나경원 전 최고위원도 같은 날 출마를 선언했다. 나 전 최고위원은 "미래지향적 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이번 전대 대표의 선출에 달려있으며 그 적임자는 나경원"이라고 주장했다.
나 전 최고위원은 책임론에 대해 "기본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책임이 있다고 해서 소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실질적으로 서울 중구청장 선거(나 전 최고위원의 지역구)는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였다. 그것을 지켜낸 것에 대해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20일 출마할 예정인 원 전 사무총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전대 출마에) 거리를 두고 물러서 있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당 상황과 관련해 예상되는 우려가 너무 크다"며 "'왜 원희룡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함께 출마한 주자들 사이에서도 심상찮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의원들 중 일부 의원은 전 지도부의 전대 출마와 관련, 비판적인 입장을 분명히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지도부의 출마와 관련, 당 일각에서는 "당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말들도 흘러 나오고 있다. 당권과 대권이 분리된 상황에서 대선 주자가 아니면서 당을 이끌만한 사람이 당내에 많지 않다는 것.
한 관계자는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없는 상황" 이라며 "전 지도부를 제외할 경우 선택의 폭은 현격히 줄어든다"고 책임론을 반박했다.
김은미 기자 ke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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