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인물 품귀현상?…前지도부 대거 출마
與 인물 품귀현상?…前지도부 대거 출마
  • 김은미 기자
  • 입력 2011-06-20 11:50
  • 승인 2011.06.20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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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7·4 전당대회(전대)를 앞두고 당대표 도전자들이 대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전(前) 지도부가 여기에 상당수 포함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보는 모두 5명. 3선의 박진·남경필 의원과 친박계의 유승민 의원, 전 지도부에 속하는 홍준표·나경원 전 최고위원(출마 선언순)도 출마를 선언했다. 전 사무총장이었던 원희룡 의원도 20일 출마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 지도부의 전대 출마와 관련,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비판 여론도 함께 일고 있다. 이번 전대는 지난 4·27 재보궐선거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열리게 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 여권 관계자는 "재보선 등 민심 이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사퇴해 놓고, 이제 와서 다시 출마하는 것은 무슨 이치인가"라며 "이번 전대는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홍 전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계파를 초월한 당당한 한나라당을 만들겠다"며 당대표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홍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전당대회에 출마해 2위를 기록했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1년만에 전당대회에 또 나오게 됐다.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기자들의 책임론에 대한 질문에 "포괄적인 책임론은 인정하지만 당은 당대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다. 내부에서 많은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실상 내 생각대로 이뤄진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라는 '큰 판'이 벌어진다. 차와 포를 떼고 장기를 둘 수 있겠는가"라며 "내년에 '큰 판'을 이끌어 가려면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나경원 전 최고위원도 같은 날 출마를 선언했다. 나 전 최고위원은 "미래지향적 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이번 전대 대표의 선출에 달려있으며 그 적임자는 나경원"이라고 주장했다.

나 전 최고위원은 책임론에 대해 "기본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책임이 있다고 해서 소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실질적으로 서울 중구청장 선거(나 전 최고위원의 지역구)는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였다. 그것을 지켜낸 것에 대해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20일 출마할 예정인 원 전 사무총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전대 출마에) 거리를 두고 물러서 있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당 상황과 관련해 예상되는 우려가 너무 크다"며 "'왜 원희룡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함께 출마한 주자들 사이에서도 심상찮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의원들 중 일부 의원은 전 지도부의 전대 출마와 관련, 비판적인 입장을 분명히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지도부의 출마와 관련, 당 일각에서는 "당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말들도 흘러 나오고 있다. 당권과 대권이 분리된 상황에서 대선 주자가 아니면서 당을 이끌만한 사람이 당내에 많지 않다는 것.

한 관계자는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없는 상황" 이라며 "전 지도부를 제외할 경우 선택의 폭은 현격히 줄어든다"고 책임론을 반박했다.


김은미 기자 ke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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