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직계 진대제 1순위
이 때문인지 진 장관은 친노 직계진영에서 깊은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직계 그룹의 한 의원은 “진 장관은 스톡옵션문제로 임명초기 논란을 일으켰지만 무난한 장관직 수행으로 이를 극복했고 ‘성공한 CEO’라는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면서 “게다가 특정 정파색이 없어 당내에서 특별한 거부감이 없어 그가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를 반영하듯 진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군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가장 최근 리서치앤리서치가 서울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46%)에서 진 장관은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전체 응답자 중 18.0%를 받아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김한길(14.9%), 신기남(9.8%) 김영춘(2.9%) 의원 등 현 정치권 인사들을 모두 제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진 장관은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이와는 반대다. 이미 정무팀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촉도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달 16일엔 열린우리당과 ‘성년의 날’ 행사를 함께 열고 청년들과의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여권 일각에선 다음 개각에 진 장관이 부총리급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을 점친다. 확실한 필승카드로 키우기 위해 노 대통령이 정치적 배려를 할 것이란 분석이다. 당내에선 김한길 의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다. 친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당권파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4월 전당대회에서 시장선거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서울시당위원장을 노렸지만 당내 재야파의 친정동영계에 대한 경계심리로 유인태 의원에 석패해 쓴 맛을 보았다. 하지만 김 의원은 전당대회이후 수도권발전특위 위원장을 맡아 서울시민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성남공항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서울시장 플랜을 실현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김근태 장관계인 재야파는 내심 이해찬 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시절 교육부장관을 지냈고 참여정부에서는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어 개혁성이 강점이지만 행정경험이 약점인 재야파 후보로 적임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총리는 최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해봤으니 또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여권 내부에선 재야파가 김 장관을 대권후보로 이 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워 내심 교통정리를 하려고 했지만 이 총리가 대권에 뜻을 두면서 실패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밖에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이자 서울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인태 의원과 386 재선 그룹의 김영춘, 임종석 의원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노심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박근혜 VS 이명박 대리전
반면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박 대표 진영에서는 당내 인사보다 원외인물들에 대해 더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오세훈 전의원과 탈당했던 박세일 전의원이다. 오 전의원은 17대 총선불출마를 선언하며 정계를 떠났지만 여전히 정치권에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오세훈 선거법’, 공익재단 기부 등 참신함과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그는 젊은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현 한나라당 후보군 중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 본선경쟁력과 대중적 이미지가 박 대표 진영과 부합하는 셈이다. 한나라당의 행정도시법 찬성당론에 반대해 탈당했던 박 전의원도 서울시장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 동안 정책에 반대의견은 많았지만 실제 책임을 지고 의원직 사퇴까지 단행하는 의원은 없었다는 점에서 여론의 호감을 얻고 있다.
또 박 전의원은 뉴라이트 그룹과도 친밀해 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박 대표 진영에선 탈당과정에서 다소 불편한 관계가 됐지만 박 전의원과의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명박 서울시장 진영은 홍준표, 이재오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3선의 두 사람은 당내 대표적인 이 시장계 인사다. 홍 의원은 최근 국적법 문제가 쟁점화되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그 동안 ‘대여 저격수’ ‘너무 강성이다’라는 이미지가 강해 대중적인 이미지의 약점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홍 의원은 대안있는 정책마련에 주력하고 당 혁신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며 서울시장 후보로서 이미지를 굳혀나가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수도분할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직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로 도약할 움직임이다. 평소 지하철을 이용하며 서울시민들에게 얼굴을 알려온 이 의원은 자문교수단을 만나 서울시와 관련된 행정정책을 점검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시장 진영에선 오는 10월을 전후로 두 사람간 교통정리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빅4로 떠오른 강재섭 원내대표 진영에선 맹형규 의원을 밀고 있다. 당 최대계파인 ‘국민생각’의 대표이자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맹 의원은 올 초부터 서울시장출마를 공식선언한 상태다. 이를 위해 맹 의원은 서울시와 관련한 각종 정책 개발을 위해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재선그룹 중에서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적극적이다. 박 의원은 최근 성균관대, 국민대, 한성대 등 서울소재 대학가를 돌며 젊은층과 일반시민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박 전의원은 전문가집단과의 접촉을 통해 국제통에서 서울통이 되기 위한 전략마련에도 노력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나라당 소장파의 리더격인 원희룡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와 대권도전을 놓고 고민중이라는 전언이다.
#경기도지사 열기도 후끈
서울시장 못지않게 주목받고 있는 지자체장은 경기도지사다. 현 손학규 도지사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데다 서울시장과 함께 정치적 비중이 차차기 대권주자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 출마를 고려하는 인물들이 많다. 열린우리당은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원혜영 정책위의장이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경기도 토박이 출신이다. 수원 영통을 지역구로 갖고 있는 김진표 부총리는 국민의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데 이어 참여정부에서 교육부총리에 기용되는 등 화려한 공직생활을 해왔다. 원 의장도 부천시장을 역임해 행정경험을 쌓았고 노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도 함께 해와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이밖에 이석현 의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여권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행정수도 반대 단식투쟁을 벌였던 전재희 의원이 다소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 의원은 광명시장을 거치며 행정경험을 쌓았고 당내 계파성이 없어 고루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홍준표 의원과 함께 비주류 3인방으로 불리는 김문수 의원도 경기도지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 의원은 당내 비주류와 반박그룹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소장파내에선 정병국 의원과 남경필 의원이 거론된다. 남경필 의원은 손학규 지사측과 연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 이규택, 김영선 최고위원과 대변인 출신의 임태희 원내 수석부대표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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