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대형마트 64.6% 청소년에게 술 판매...‘양심의 구멍’ 비난 쇄도
서울 소재 대형마트 64.6% 청소년에게 술 판매...‘양심의 구멍’ 비난 쇄도
  • 전수영 기자
  • 입력 2012-09-18 14:51
  • 승인 2012.09.18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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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내 술 광고는 대부분이 시행 중

▲ 업체별 시간대별 청소년에 대한 주류 불법판매 비율
[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서울시가 8월 12일~20일까지 서울시내 대형마트 63개소를 대상으로 주류 판매 실태를 조사한 결과 64.6%가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현행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하는 것은 청소년보호법 위법 행위로 보고 있다.

서울시의 이번 조사는 L마트 12개소, E마트 31개소, H마트 16개소, H클럽 4개소가 대상이었으며 회원제로 운영하는 C마트는 조사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사는 주류 접근성과 청소년보호법 준수 여부를 중심으로 조사했으며, 총 5가지 항목으로 세분화해 실시됐다.

우선 주류 접근성의 경우 주류진열대가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는지, 주류와 다른 상품과 혼합 진열하고 있는지, 매장 내 주류 광고가 이루어지는 등을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조사했다.

청소년보호법 준수 여부는 부모 동의를 받은 청소년들이 직접 주류구매를 시도하도록 해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하는지, 연령 확인을 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조사결과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한 64.6% 마트는 특히 평일 낮 판매율이 76.2%로 평일 저녁이나 주말보다 불법 판매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업의 도덕성 문제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마트별로 보면 H마트 72.9%, E마트 62.7%, L마트 61.1%, H클럽 58.3%순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H마트의 경우 조사시점이 평일 낮에 청소년에게 판매한 비율이 87.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수치는 평균 계산대 사용률이 평일 낮 35.6%, 평일 저녁 54.8%, 주말 62.8%인 점을 감안할 때 평일 낮 시간대에 고객이 가장 적다는 것으로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트 측이 청소년 보호에 얼마나 무성의한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3차례의 조사과정에서 과반수가 넘는 53.4%가 연령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신분증을 요구해 확인하는 경우는 40.8%, 나이를 물어보기만 한 경우가 5.8%였다. 특히 나이를 물어보기만 하고 주류를 판매한 비율은 100%였으며, 신분증까지 요구한 경우에도 15.6%가 주류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신분증 확인을 통해 연령을 확인하는 절차를 준수하는 비율은 E마트 41.9%, L마트와 H클럽 41.7%, H마트 37.5%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청소년에게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경고문구 부착과 매장 내 안내방송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경고문구는 주류 진열대 부착이 88.9%, 계산대 부착이 74.6%, 매장 내 안내방송은 6.3%로 나타났다.

더욱이 주류진열 형태의 경우 주류만 따로 진열한 마트는 전체의 7.9%밖에 없었으며, 다른 상품과 진열한 마트는 12.7%였다. 그 외에는 복합적인 진열 방법을 사용해 다른 상품을 구매할 때 주류를 함께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주류 접근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매장 안에서 주류광고를 하고 있는 곳이 85.7%로 거의 대부분이었으며, 시음 참가자에 대한 연령 확인 없이 무작위 시음회를 하는 곳도 1.6%나 돼 주류 광고가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형마트의 주류 접근성 최소화를 위해 주류 진열대의 가시성과 접근 용이성을 낮추고 매장 내 진열 방법을 개선, 주류 광고를 금지하는 등 ‘대형마트 주류 접근성 최소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시는 이를 위해 전문가, 대형마트 대표자들과 9월 중 협의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실천 가능한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를 서울시에서 위탁받아 실시한 제갈정 인제대학원대학교 부설 알코올 및 도박문제 연구소 교수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윤리를 강화하기 위해 향후 법적으로 규정된 사항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노력과 함께 주류 접근성을 최소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도 “이번 조사는 가족들이 주 고객인 대형마트에서 청소년 보호를 우선하도록 유도하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서울시는 청소년 보호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음주폐해 예방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며, 이를 위한 연말 음주 예방 캠페인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jun6182@ilyoseoul.co.kr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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