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네거티브팀 충격실체
안철수 네거티브팀 충격실체
  • 최영의 프리랜서
  • 입력 2012-09-18 11:02
  • 승인 2012.09.18 11:02
  • 호수 959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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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안철수 수사자료의 행방 그 안에 담겨진 미스터리 추적

[일요서울|최영의 프리랜서] 정준길 새누리당 전 공보위원과 금태섭 변호사 간의 진실게임이 치열한 가운데 최근 박근혜 캠프의 안철수 네거티브팀이 일련의 폭로파문과 관련해 치밀한 계획을 짠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정 전 위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금 변호사와의 통화가 단순히 친구 간의 전화통화였다고 주장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금 변호사가 밝힌 바와 같이 협박을 한 것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과 야권은 친박진영에 진실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동시에 정 전 위원의 협박 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일요서울]이 파악한 이번 파문의 배경에는 지금까지 소문으로만 나돌던 친박진영의 안철수 네거티브팀이 있다는 첩보다. 그리고 이 팀은 안 교수의 사업뿐아니라 사생활까지 그야말로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하게 조사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시한폭탄 같은 팀을 움직이는 배후는 누구이고 과연 이 팀은 무엇을 조사해 왔으며 그 내용은 무엇인지 진실을 공개한다.

▲ 금태섭 변호사 <정대웅 기자>

정 전 위원은 지난 12일 금 변호사와의 통화가 택시 안에서 이뤄졌음을 시인했다. 종전에 자신의 설명을 번복한 것이다. 정 전 위원은 불출마 종용이나 협박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차량을 직접 운전해 출근하던 중 금 변호사와 통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정 전 위원을 태웠다는 택시기사 이모씨가 “(정 전 위원이) ‘안 원장에게 대선 출마하지 말라고 해라. 대선 나오면 죽는다’고 말했다”는 증언을 내놓았다.
그러자 다시 정 전 위원은 “당시 나를 태웠다는 택시기사 이씨가 거짓말쟁이가 아니고 그의 말이 맞다면 내가 착각한 것 같다”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엉겁결에 승용차를 직접 몰고 출근했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새누리당 관계자에 따르면 정 전 위원은 ‘안철수 불출마 종용ㆍ협박’ 논란과 관련, 당시 통화 상황을 설명한 부분에서 착오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정 전 위원은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도적으로 차량을 운전하면서 태섭이와 통화했다고 거짓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정 전 위원을 승객으로 태운 게 맞다면서 “정 전 위원이 4일 오전 7~8시경 건대역 근처에서 택시를 타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쭉’이라고만 얘기한 뒤 통화를 하다가 광진경찰서 앞에서 내렸다”고 전했다.

정 전 위원이 “택시를 타지 않았다”는 자신의 거짓말을 시인함에 따라 “정 전 위원이 금 변호사를 협박하는 내용을 직접 들었다”는 택시기사의 증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단 정 전 위원은 “협박은 없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 전 위원의 대화가 녹음된 택시의 블랙박스가 공개되면 경우에 따라 정 전 위원은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새누리당 정준길 전 공보위원 <정대웅 기자>

통화직전 무슨 일 있었나

정 전 위원의 전화통화와 관련해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이 통화가 과연 정 전 위원의 말 대로 단순히 친구 간의 전화통화였는지 아니면 그 배후에 전략적으로 통화를 종용한 세력이 있었는지 여부다.

일단 안 원장 측은 이 부분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절대 정 전 위원 혼자의 결정으로 할 수 없는 행위”라고 입을 모은다. 금 변호사를 비롯한 안 원장 측에서도 특정 세력이 이번 일을 도모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안 원장의 대권 출마 가능성이 짙게 대두되면서부터 친박캠프 내부에 안철수 네거티브팀이 가동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이번 협박사건도 네거티브팀이 주축이 돼 치밀하게 계획된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머지 않은 시점에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네거티브팀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할까. 존재한다면 이 팀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팀일까. 여러 의문이 꼬리를 문다.

[일요서울]이 추적한 바에 따르면 친박캠프 내에 안철수 네거티브팀이 실제로 존재할 가능성이 상당해 보인다. 이 팀 중 일부는 여의도 등 모처에 거처를 마련하고 안 원장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오래 전부터 안 원장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수집해 왔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들 중 사실 확인이 된 것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서는 소문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들이 이 같은 정보를 캐기 위해 정치권뿐 아니라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 관계자들과도 접촉한 것으로 야권은 파악하고 있다.

특히 협박 사건과 관련해 주목을 끄는 것은 정 전 위원이 전화통화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네거티브팀에서 나온 것이고 이 팀의 주도 하에 사건이 불거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화통화가 있기 직전 친박캠프와 민주통합당 주변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이 그 정황 근거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친박 측에서 당초 밀사를 보내 안 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하려 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지난 8월 31일경 야권에 심상치 않은 첩보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그 내용은 매우 민감하고도 긴박했다. 그 첩보는 “친박진영에서 밀사를 보내 안 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할 계획”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누가 밀사이며 어떤 내용으로 불출마를 종용하는지에 대해서는 당시 첩보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야권에서는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친박진영의 누구도 안 원장 측과 은밀히 접촉한 적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결국 이때 첩보는 단순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금 변호사의 기자회견에 터졌고 소문을 접했던 야권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보며 짧은 탄성을 토할 수밖에 없었다.

작전 실행 배후를 찾아라

야권은 네거티브팀의 불출마종용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 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박진영이 정 전 위원을 통해 금 변호사에 친박의 뜻을 전달하려던 계획을 세웠다면 그 계획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이 사건은 정 전 위원 배후 여부에 따라 대선정국의 핵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 전 위원이 알고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안철수 네거티브 정보가 개인적으로 취합한 것인지 아니면 네거티브팀으로부터 접수한 것인지를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정 전 위원은 개인적으로 알게된 내용들이고 배후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기 힘들다는 게 정치권의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친박캠프가 검찰까지 동원해 안철수 네거티브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이번 사건이 정치권 파문을 넘어 민간인사찰 논란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 전 위원이 전화로 안 원장 불출마를 종용한 것을 두고 야권의 한 관계자는 “계획대로 직접 만나 불출마를 종용할 경우 만남 사실이 알려지면 곤란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만남 계획까지만 파악하고 막판에 전화통화로 계획이 변경된 것은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에 따르면 친박캠프 내에는 실제로 안철수 네거티브팀이 존재하고 있다. 이 팀을 이끄는 인물은 S씨와 H씨 등이며 팀원은 대략 5명 정도라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야권 등 정치권 소식통들 사이에서 돌았던 소문과 정 전 위원이 전화통화에서 언급한 내용이 매우 유사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에 안철수 네거티브팀이 정보수집뿐 아니라 소문유포 역할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 전 위원이 통화로 말한 내용의 핵심은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의 벤처비리 연루설이다. 안랩 설립 초창기인 1999년 연구소 측이 산업은행의 투자를 받는 대가로 당시 안랩 이사로 파견 나온 산은 벤처투자팀장 강 모씨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이는 정치권에 이미 파다하게 퍼진 내용이다. 정 전 위원이 새삼스럽게 이 내용을 전화로 되풀이 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 일과 관련된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전화 통화로 암시했을 수도 있다.

네거티브팀은 안랩(구 안철수연구소) 설립 초인 1999년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투자팀장에게 주식 뇌물을 공여한 의혹을 캐내기 위해 검찰 등에 협조를 구하는 등 분주히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팀장은 산은 투자금융실에서 근무하던 1999∼2000년 5개 벤처기업에 산은 자금을 투자해 주는 대가로 3억9973만 원 상당의 주식과 현금을 받고 이를 매각해 총 11억7000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이후 한 업체에서 3억1300만 원의 주식을 받은 혐의는 주가 산정이 잘못됐다는 법원 판단에 따라 무죄가 확정됐다.

당시 서울지검 특수부가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안철수연구소가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금 변호사는 이에 대해 페이스북 ‘진실의 친구들’을 통해 “벤처투자의 대가를 받고 처벌받은 강씨의 비리는 안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영의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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