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원장의 출마가 현실화되면서 여권은 본격적으로 안철수 검증팀을 가동시켰다. 초점은 안철수 여자문제. 새누리당 정준길 전 공보위원과 안철수 네거티브 대변인격인 금태섭 변호사와 통화 내용이 알려지면서 단초를 제공했다. 금 변호사는 ‘안철수 원장이 목동에 거주하는 음대 출신의 30대 여성과 최근까지 사귀고 있다’는 정 전 위원의 말을 전해 안철수 여자 문제가 뜨거운 화두로 부상됐다.
그동안 안 원장의 여자 문제관련 ‘강남 룸살롱의 새끼마담 M모씨 교제설’부터 ‘서울대 대학원생이 내연녀다’는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하지만 ‘믿거나 말거나식’의 소문이 정 전 위원의 ‘안철수 불출마 종용’ 논란과정에서 구체적인 나이와 직책이 알려지면서 소문이 사실인양 퍼지기 시작했다.
안철수가 모르는 ‘안철수 여인들’
게다가 홍준표 전 대표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안철수 여자’ 문제는 포털사이트에서 상위 검색어를 차지하는 등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홍 전 대표는 2011년 12월 28일 한 언론사와 식사 자리에서 “안철수는 (여자문제로) 대선 후보가 안 될 것으로 본다. 나오면 죽는다”고 발언했다. 또한 홍 전 대표는 “안철수의 여자 문제를 알고 있다. 허리 아래 문제인데 파렴치한 부분”이라며 “요즘 워낙 SNS가 발달돼 있어서 기사가 어떻게 나오든 그것 하나로 안철수는 죽는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홍 전 대표는 언급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 국면에서 박원순 후보와 안철수에 관한 제보가 많이 들어왔는데 그때 알았다. 시장 선거 전 누가 와서 여자문제를 제보했는데, 그 여자의 인적 사항까지 정확하게 얘기했다”며 “안철수는 대선에 출마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공개되자 홍 전 대표는 입장을 번복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 “안 원장은 여자문제에 대한 제보가 많았는데 만약 그게 사실이면 공직에 나올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게 전부”라고 발언 내용을 부인했다. 이어 홍 전 대표는 “당시 제보 내용은 얘기하지도 않았다”며 “안 원장 불출마 종용 논란이 커지니 나오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여당 당 대표를 맡았던 인사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파장은 컸다. 또한 안 원장에 대한 여권의 지속적인 뒷조사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이 과정에 경찰간부의 안 원장 여자 관련 사찰 의혹을 담은 녹취록까지 공개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민간 통신사 <뉴시스> 기자와 대화를 담은 이 녹취록에는 안 원장이 룸살롱을 드나들었다는 근거 없는 소문에 지난해 초 경찰이 서울 강남의 룸살롱을 찾아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저는 그때 강남에 소재한 ‘로즈’(룸살롱 이름)인가 뭐 있잖아요. 거기 들락날락하고 여자 있다고 해서 우리가 한번 추적을 해본 적은 있지”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쯤 안 원장에 대한 조사를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작년 초쯤 보면 되지”라고 답했다.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안 원장을 사찰하지 않았다는 경찰 측의 해명은 거짓인 셈이다.
경찰 2011년부터 ‘安 여인’ 추적
또한 기자가 ‘여자 마담 이름이 뭐예요’라고 묻자 이 간부는 “마담 이름 그때는 알았는데 지금 오래돼서 기억도 못하겠네”라고 답했다. 그는 또 “지금 (룸살롱에) 가도 그 사람은 없어. 우리가 그때 확인했을 때도 그 사람은 없었다니까”라고 답했다. 경찰이 룸살롱을 직접 찾아가 소문의 진위를 확인한 셈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경찰이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이나 ‘대권 출마설’이 훨씬 나오기도전 부터 ‘안철수 뒤’를 캐고 다닌 셈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여인은 ‘새끼마담’으로 술집 아가씨를 관리하는 중간관리자를 말한다. 하지만 이 경찰 간부는 “지금 이야기 내용들이 다 그런 식의 루머”라며 “우리가 좀 확인을 한번 해볼려고 했는데 안됐다”고 실토했다. 실질적으로 지금 도는 안 원장 여자 문제가 사실이 아닐 공산이 높다는 얘기다.
그러나 안철수 출마 선언이 임박하면서 새누리당은 ‘안철수 검증팀’을 본격적으로 가동시키고 여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태세다. 박근혜 캠프 내 한 관계자는 “안철수 여자 문제는 본인이 해명하지 않는 이상 대선 내내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항간에는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하면 바로 내연녀가 친인척(친오빠)을 대동해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인사는 더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아 신빙성을 갖기는 힘들다.
이처럼 박 캠프는 ‘안철수 여자’ 문제를 통해 도덕성에 흠집을 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를 통해 안철수 출마를 막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다. 하지만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는 ‘여자문제’관련해 “안철수 원장에게 확인한 결과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여자 소문에 대해서 ‘더 이상 대꾸할 가치를 못 느낀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보수 진영에서는 안 원장이 직접 해명하지 않는 이상 여자 문제 관련 압박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안철수 여자 문제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금태섭 변호사의 ‘안철수 불출마종용’ 논란 이후 각종 포털에서는 안 원장 관련 ‘목동 음대녀’, ‘안철수 음대녀’, ‘안철수 내연녀’, ‘목동녀’ 등이 연관 검색어로 줄줄이 달렸다. 또한 소셜네트워크(SNS) 등에서는 ‘목동에 거주하며 음대 출신의 30대 여성을 내가 알고 있다’부터 ‘목동에 사는 음대 출신 30대 여성의 명예를 훼손시킨 혐의로 새누리당을 고소하겠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목동 30대女 “새누리당 고소하겠다”
한편 ‘박근혜를 사모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전국연합’ 게시판에는 안철수 부인인 서울대 김모 교수가 2학기 강의를 15시간 담당한 것에 대해서 ‘여자 문제’를 들며 의혹을 제기했다. ‘안철수의 아내와 3인의 여인’이라는 제하의 글을 올린 손모씨는 “보통의 부부 사이에 남편이 대통령 선거에 나갈 예정이라면 아내는 당연히 휴직하는 게 순리”라며 “아무리 교수라는 직업을 좋아해도 최소한 강의를 대폭 줄이는 데 안 교수의 부인은 정반대”라고 ‘여자 문제’가 부인을 더 바쁘게 만든게 아니냐는 글을 올렸다.
반면 ‘안철수 룸살롱 출입한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강남 룸살롱’을 소개하는 한 사이트에는 때 아닌 안철수 룸살롱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밤*’이라는 이 사이트는 평소 밤의 유흥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유명 사이트로 게시판에는 “상무, 마담들이 안철수 원장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하더라. 이 사람들 말은 믿을 수 있다”고 시중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여자 문제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안 원장은 박원순 서울 시장과 극비 회동을 가진 직후 5.18 묘역을 깜짝 방문하는 등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들어갔다. 그는 18일 전후로 대선 출마관련 입장을 밝히고 야권 단일화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