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16일 열린 서울지역 경선에서 유효투표 26만 1149표 가운데 15만 8271표(60.61%)를 얻어 1위를 차지, 13전승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누적득표수는 34만 7183표(56.52%). 결국 과반 이상의 득표를 얻음으로써 결선투표 없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문 후보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선출됐지만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와 넘어야할 산은 만만치 않다.
먼저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성 논란 등으로 당내 갈등과 내홍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당내 화합과 쇄신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모바일심(心)’은 얻었지만 당심을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원들을 추스르고 경선에서 패한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 진영을 끌어안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당 안팎에서 ‘친노’에 대한 거부 반응이 적지 않은 상황도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문 후보 스스로 강조한 ‘용광로 선대위’ 구성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당내 문제가 문 후보가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라면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문제는 문 후보가 넘어야할 큰 산에 비유된다.
민주통합당은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자칫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더욱이 문 후보가 아닌 안 원장 중심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민주통합당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단일화에 임하는 문 후보의 자세와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민주통합당은 현재 입당 후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안 원장 측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협상(deal)을 통한 후보 단일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문 후보의 ‘책임총리제’ 발언은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문 후보는 16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책임총리제를 통해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안 원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면 반드시 연대를 할 것”이라며 단일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 후보는 지난 5월에도 안 원장에게 이른바 ‘공동정부론’을 제안, 대통령-총리의 역할 분담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런 그가 후보 수락연설에서 책임총리제를 언급한 것은 결국 안 원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중심의 대선후보 선출과 정권교체 문제는 문 후보나 민주통합당 입장에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문제라는 점에서 안 원장의 양보를 얻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단일화 하기까지 당 안팎의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치권의 시계는 벌써부터 ‘문-안 단일화’와 대선으로 향해 있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대한민국 정치사를 뒤흔들 중요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치권과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