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인으로 돌아간 정진석 전 靑 정무수석
야인으로 돌아간 정진석 전 靑 정무수석
  • 안호균 기자
  • 입력 2011-06-13 11:23
  • 승인 2011.06.13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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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취임 330일 만인 10일 야인(野人)으로 돌아갔다.

정 전 수석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패배로 이 대통령이 어려움을 겪을 때 청와대에 들어와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세종시 수정 추진으로 충청지역 감정이 좋지 않았고 여당 주류와 친(親)박근혜 진영이 격하게 대립하고 있을 때였다.

정 전 수석은 충남 공주·연기에서 재선 국회의원을 했고, 박근혜 전 대표가 각별히 챙길 정도로 친박 진영과의 교분도 두터웠다.

정 전 수석은 취임 직후 치러진 7·28 재보선에선 5대 3으로 여당이 승리하는 데 기여했다. 이명박 정부로선 지방선거 패배 한 달여 만에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8월에는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회동도 성사시켰다. 이전과 달리 양측 모두에서 "성공적인 만남"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연초까지 50% 가까운 국정지지율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4·27 재보선 패배 이후엔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최근에는 저축은행 비리사태 과정에서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를 맡았던 과거 경력까지 야당이 문제 삼아 곤혹스러워했다.

의혹이 처음 나올 때부터 정 전 수석은 "나와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 중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정치를 떠나기로 하자"는 성명서를 가슴에 품고 다녔지만, 대통령 비서가 자기 마음대로 나서서 싸우면 안 된다는 지시 때문에 발표를 못 했다고 한다.

정 전 수석은 저축은행 비리 문제에 대해 "신삼길씨와는 지난 3~4년간 만난 적도 없는데 정무수석이라는 자리 때문에 얼굴 내밀고 야당과 싸울 수 없어 답답하다"며 "옷을 벗는 순간부터 명예회복을 위해 야당과 싸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우선 갈 곳을 정해야 한다. 자신의 과거 지역구는 이미 심대평 국민연합중심 대표가 자리를 잡고 있다.

정 전 수석은 자리에서 물러나며 한 회식 자리에서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까지 작은 지역정당 의원, 무소속 국회의원만 해왔다. 그러던 내가 청와대로 들어와 국가 대사를 다룰 수 있었던 건 평생의 큰 경험과 보람이 됐다. 비록 국회의원 배지는 던졌지만 정말 아깝지 않은 1년이었다"고 소회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호균 기자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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