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안철수 측 금태섭 변호사의 폭로로 분위기가 고무된 진영은 단연 안철수 지지자들이다. 안 원장과 협의하에 기자회견이 이뤄졌다면 사실상 대권 출마 선언을 한 것이나 진배없고 최소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만약 안 후보가 출마를 하지 않을 경우 굳이 폭로를 지금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고 난 후 대선 일주일 남겨두고 지지선언과 동시에 폭로할 경우 후폭풍은 고스란히 박근혜 후보의 몫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점도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이 치러지고 이에 맞춰 박 후보 역시 호남행 열차에 몸을 담고 DJ 고향을 방문하는 같은 날에 폭로했다는 점 역시 정치 9단을 뺨칠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마디로 아군과 적군속에 있는 두 경쟁자가 주목받을 수 있는 시점에 맞춰 극적인 ‘타이밍 정치’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불출마종용’ 폭로까지 한 이후에 안 원장이 출마를 하지 않을 경우 본인의 ‘혐의’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박근혜-이명박 정권이 합작해 ‘안철수가 불출마 했다'는 것으로 알려질 경우 야권의 결집현상과 박근혜 지지자들의 이탈현상이 폭넓게 나타날 소지도 있다.
이에 안철수 지지자들은 여의도뿐만 아니라 마포에 사무실을 개소하고 출발 신호만 기다리고 있다. 그 선봉에 금태섭 변호사가 앞장서고 있는 형국이다. 금 변호사는 최근 인터넷 매체 출신 윤모기자를 안철수 진영에 끌어오는데 한몫했다. 회사까지 관두게 하고 데리고 왔다.
금 변호사는 최근 언론에 나와 가장 적극적으로 안철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데 일조했다. 금 변호사는 오랜 친구를 한명 잃었지만 안철수 출마를 종용하고 박근혜 후보의 대권가도에 찬물을 끼얹은 동시에 호남에서 ‘신발끈을 다시 조이는’ 문재인 후보를 김빠지게 했다는 점에서 1타3피 효과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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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