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못쓰는 시인과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조은 컴퍼니’와 ‘키작은 소나무 극장’이 ‘단솔 프로젝트’를 통해 웰 메이드 연극을 시리즈로 내놓고 있다. 첫 번째 작품은 극단 미인이 제작한 ‘자웅이체의 시대’다. ‘자웅이체의 시대’는 서로 사랑하고 상처받는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감정과 소소한 행동을 완성도 높게 묘사하고 있다. 탄탄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다.
이 작품은 김수희 연출이 시를 쓰지 못하는 시인과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 둘을 만나게 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10년째 시를 쓰지 못하는 시인과 그와 별거한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인, 그리고 정자은행을 통해 임신한 부인의 친구와 부인의 친구를 바라보는 어떤 남자의 이야기다.
‘자웅이체의 시대’는 등장인물의 관계를 통해 현대인들의 사랑과 결혼, 출산, 미래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잔잔하고 섬세하게 보여준다. 연극은 자신의 아픔을 남에게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수없이 많은 아픔에 부딪히며 외롭게 살아가지만 삶의 새로운 방향을 찾고, 서로 어울려 살아가려는 모습을 전달하고 있다.
시놉시스:
진수는 시인이다. 시를 쓰지 못하는 시인으로 산지 10년째다. 복지사로 일하는 아내 수현은 자신의 월급을 남편에게 주다가 결국 별거를 결심한다. 혜영은 집 근처 도서대여점의 재원을 짝사랑하지만 장애가 있는 재원은 이를 거절한다. 행복한 결혼을 꿈꾸던 혜영은 자신의 연애관에 환멸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오롯이 자신만의 것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한다. 별거 후 진수는 시를 써보려고 시골로 내려가고 그 집을 느닷없이 찾아온 혜영은 아이를 갖고 싶다며 진수에게 도와달라는 황당한 제의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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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솔 프로젝트’는 극단 ‘조은컴퍼니’와 ‘키작은 소나무 극장’의 공동 프로젝트로 “꿈꾸는 청춘, 희망을 말하다”라는 취지로 2010년에 시작하여 올해 세 번째를 맞이했다. 매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신예 극단 5팀을 선정하여 공연장을 지원,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다.
2012년에도 신예 극단인 극단 미인, 극발전소301, 극단 낭만유랑단, 창작집단 혼, 창작집단 LAS’등 5팀이 선정되어, 다채롭고 참신한 다섯 개의 작품들이 키작은 소나무 극장에서 9월부터 차례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관객들은 젊은 예술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빚어내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연 일정 : 9월 6일 ~ 9월 23일
단솔 프로젝트 일정 : 9월 6일 ~ 2013년 1월 6일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한국소극장협회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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