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민주당, 단일화 보폭 커진다
안철수-민주당, 단일화 보폭 커진다
  • 정찬대 기자
  • 입력 2012-09-10 11:22
  • 승인 2012.09.10 11:22
  • 호수 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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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민주당 대화채널 가동… ‘자문교수단’ 출범 예정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열린 2011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 참석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대선을 향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안 원장이 출마할 경우 추석 전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정책자문 역할을 맞게 될 ‘자문교수단’이 조만간 발족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기존 정치권 인사가 아닌 자문교수단을 중심으로 민주통합당과의 단일화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정치공학적 후보단일화의 개념이 아닌 정책 중심의 야권단일화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는 비정치인인 안 원장의 이미지에도 상당부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싱크탱크’ 자문교수단 출범

안철수 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금태섭 변호사는 지난달 29일 한 라디오인터뷰를 통해 “안 원장과 함께할 사람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안 원장이 출마한다면 준비는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안 원장이 이미 물밑 작업을 마쳤으며, 결단이 들어서면 언제든 출마 선언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 원장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자문교수단이 구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금태섭 변호사도 “안 원장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같이할 사람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안 원장 측에 따르면 조만간 자문교수단이 구성돼 대선 관련 토론회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문교수단’은 안 원장의 정책 자문과 함께 대선을 앞두고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문교수단은 분야별 2~3개 정도가 만들어지고 여기에는 여러 전문가 집단이 함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진보적 성향의 학자들이 다수 참여해 대선정책 자문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안 원장의 오랜 멘토 중 한 사람으로 잘 알려진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정책자문단의 좌장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최 교수는 최근 한 언론인터뷰에서 안 원장의 국가지도자로서의 자질에 대해 “안 원장은 무서울 정도의 인내력과 자기 통제력, 원칙과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해 최적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오랫동안 안 원장의 핵심 자문역을 맡아 온 김호기(사회학)·문정인(정치외교학) 연세대 교수, 고원(정치학)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김근식(정치학) 경남대 교수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안 원장에 대한 공개 지지의사를 밝힌 강준만(신문방송학) 전북대 교수와 김헌태(국제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등도 ‘든든한 지원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안 원장은 지난달 16일 직접 전북으로 내려가 강준만 교수와 비공개 만남을 갖기도 했다. 강 교수는 1997년과 2002년 두 번의 대선에서 김대중·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 근거를 제시하며 지지층 결집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안철수-민주당, 대화채널 가동

안 원장의 ‘자문교수단’은 대선 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함과 동시에 민주통합당과의 단일화 논의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자문단에 포함된 교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민주통합당과 적잖은 인연을 맺고 있는 인물들이 눈에 띈다. 김호기 교수의 경우 지난 4.11총선 당시 민주통합당의 공천심사위원을 맡기도 했으며, 당내 주요 인사들과 친분을 맺으며 정책 자문역할을 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헌태 교수는 지난해 민주통합당의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으며, 대북전문가인 김근식 교수는 2009년 4.29재보선 당시 전주 덕진구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았을 만큼 민주당에서 공을 들인 인물이다.

민주통합당과 상당한 인연을 맺어온 이들이 정책자문단에 다수 포함됨으로써 향후 이들이 안 원장과 민주당의 단일화 논의에 상당한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현역의원 가운데 적잖은 의원들이 안 원장에 우호적이다. 대선경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거나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이들 중 안 원장을 지지하는 의원들도 상당수다.

그러나 이들이 안철수 원장과 민주통합당과의 단일화에 전면적으로 나서기에는 여러 제약이 따른다. 자칫 해당 행위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정치인으로 지목되는 안 원장이 정치인들 사이에서 단일화를 이룰 경우 정치공학적 연대라는 세간의 비판을 함께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측면도 없잖아 있다.

이에 반해 자문교수단은 비(非) 정치집단에 속해 있어 단일화를 논하기에 매우 자유롭고 또한 민주통합당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장외 인사인 안 원장을 비(非) 정치 인사들이 대변함으로써 국민적 공감대를 불러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일화 논의 빨라지나

안 원장 측은 새누리당의 ‘불출마 종용’ 의혹을 폭로하며 대선 출마에 앞서 자신의 네거티브 공세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자문교수단 출범에 앞서 좀 더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행보를 보임으로써 대선출마가 임박했다는 분석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안 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민주통합당 김효석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안 원장이 입장표명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안 원장의 대선 출마와 관련, “이제는 입장을 결정해야 할 임계시점에 와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새누리당 ‘불출마 종용’ 의혹 폭로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원장과 박근혜 후보의 정면 대결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불출마 종용’ 의혹이 안 원장과 민주통합당의 단일화 논의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낳고 있다.

민주통합당으로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 안 원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안 원장 역시 새누리당과의 전면전에 나서기 위해서는 제1야당인 민주당의 공조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양측의 단일화는 불가피하다.

이를 반영하듯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안 원장 측의 ‘불출마 종용’ 의혹 폭로 직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이 유신잔당의 집결지이자 용서할 수 없는 불법행위에 근거해 집권하겠다는 신종 쿠데타 세력임을 드러낸 일”이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또한 민주통합당 송호창 의원은 이날 ‘불출마 종용’ 의혹 폭로 기자회견장에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와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안 원장의 공개적 지지를 받은 그는 시민사회단체의 대표적 인사라는 점에서 안철수 원장과 민주통합당 사이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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