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원국들이 지지해 준다면 영광된 마음으로 5년 더 유엔을 이끌고 싶다"며 연임 의사를 밝혔다.
반 총장의 회견 직후 각국의 지지가 이어졌다. 리바오둥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중국은 반기문 총장의 재선을 지지하며 그가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알랭 쥐페 외무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반 총장은 위기의 시기에 용기와 결단력을 보여줬다"며 "연임 때도 이런 모습을 다시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지지를 보냈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 또한 정례브리핑에서 "반 총장이 연임 도전 의사를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반 총장은 유엔이 직면한 여러 이슈들에 대해 용감하게 일해 왔다"고 평가했다.
반 총장은 현재 사무총장 후보 추천권 및 거부권을 갖고 있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총장 후보는 안보리가 단수로 추천한다.
아시아 국가들도 반 총장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는 분위기다. 반 총장은 재선 도전 의사를 발표하기 직전 유엔 내 53개 아시아 회원국 대사들과 조찬회동을 갖고 지지를 확보했다.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 대사도 조찬회동에서 반 총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중국, 일본, 이라크, 파키스탄 등 30여개국 대사들이 앞다퉈 지지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임 의사를 밝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간 (나오토) 총리의 지지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반 총장이 계속 중책을 수행하길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각국의 지지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경쟁자도 없는 상황이어서 반 총장의 연임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게 외교가의 평가다.
반 총장은 안보리 비공개 회의에서 후보로 추천된 뒤 빠르면 이달 중 유엔 총회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총회의 승인은 보통 회원국들의 박수로 결정된다.
지금까지 반미 성향이 강했던 부트로스 갈리(이집트) 전 사무총장을 제외하면 역대 총장 6명이 모두 연임했다. 반 총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내년 1월1일부터 새로운 5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안호균 기자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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