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유로존 국채 무제한 매입…세계 주요증시 급등
ECB 유로존 국채 무제한 매입…세계 주요증시 급등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2-09-07 14:52
  • 승인 2012.09.07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로존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6(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을 갖고 법규가 정한 한도 내에서 독립적으로 국채를 매입한다전면적인 통화거래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충분히 효율적인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채매입이 채권시장의 왜곡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유로존의 물가안정에 심각하게 위협하는 파괴적인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효과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ECB는 유통시장에서만 1~3년 만기 국채를 무제한 매입할 방침이다. 또 국채매입에 따른 시중의 유동성 팽창을 막기 위해 예금 등으로 자금을 재흡수하는 불태화(sterilization) 정책을 병행하기로 했다.

다만 드라기 총재는 국채 매입을 원하는 국가들은 먼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나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요청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날 그는 국채 매입 시기와 규모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추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기로 했다.

ECB의 발표 직후 세계 주요 증시는 일제히 급등세로 돌아섰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증시는 각각 4.91%, 4.31% 폭등했고 영국·독일·프랑스도 3% 안팎으로 급등했다.

미국 다우지수는 49개월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는 등 3대 지수가 2%안팎으로 올랐다.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도 2% 가 넘는 급등세로 출발했다.

이와 함께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의 국채금리도 일제히 하락해 스페인 10년물 국채는 연 7%에서 6.04%, 2년물은 2.94%에서 2.87%로 내렸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도 6%대에서 5.32%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주요 지표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조치가 미봉책또는 시간벌기에 불과하며 반짝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적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우선 국채 매입을 제한 없이 해주겠다고 밝혔지만 실재 국채 매입을 해주는 조건이 까다롭기는 마찬가지라는 것. 이번 프로그램을 희망하는 국가는 유럽의 공동구제금융기금에 요청하고 이에 따른 조건들을 협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해 기존의 프로그램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당사국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국채 매입을 요청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새삼스럽게 더 할 말이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고 이탈리아도 국채 매입 요청이 더 가혹한 긴축을 요구할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여기에 정작 돈줄을 쥐고 있는 독일 중앙은행이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또 오는 12일 독일 헌법재판소가 5000억 유로 규모의 항구적 유로화안정기구(ESM)에 대한 위헌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여서 실제 집행 가능성에 의문이 남아있다.

엔스 바이트만 독일중앙은행장은 “ECB의 국채매입은 그냥 돈을 찍어서 회원국을 직접 지원하는 것과 같다통화정책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위기 악화 방지에 필요한 가장 과감한 조치 중의 하나였지만 침체에 빠진 유로존 경기의 추락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했다. 또 올해 유로존 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0.2~0.6%포인트로 종전의 -0.5~0.3%포인트에 비해 하향조정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