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철 신임 통일교육원장은 누구인가
조명철 신임 통일교육원장은 누구인가
  • 안호균 기자
  • 입력 2011-06-08 10:17
  • 승인 2011.06.08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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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8일 신임 통일교육원장에 조명철(52·사진 오른쪽)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임명했다.

탈북자가 고위공무원단 가급(1급) 직위에 임명되는 첫 사례다.

평양 출신인 조 신임 원장은 관료인 아버지와 러시아어 번역가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며 고위 인사의 자제들만 다닐 수 있는 남산고등중학교와 김일성종합대학교를 졸업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교교·대학 후배였던 셈이다.

그는 김일성대 자동조종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제학부 교수를 지내다 35세 때인 1994년 7월 월남했다. 북한에서도 엘리트로 인정받는 삶을 살았지만 교수 재직 중 다녀온 중국에서 더 큰 자유를 느껴 탈북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조 신임 원장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연구활동에 전념하며 국내 최고의 북한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활발한 연구 활동과 외부 기고 활동을 하며 남한 사회에도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그는 2000년 2월 대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시절 중국 출장을 갔다가 괴한에게 납치된 뒤 극적으로 탈출한 경험도 겪었다. 그는 당시 "납치범들이 몸값을 요구했을 때 북한 공작원이 아니라는 생각에 오히려 한숨을 돌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통일부에서 개방형직위인 통일교육원장 모집 공고를 낸 것은 다시 한 번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 공모에 지원한 8명의 민간전문가 중 경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조 신임 원장이 선택됐다.

그는 공모에 지원한 계기에 대해 "대한민국으로부터 많은 기회를 얻고 은혜를 받은 내가 국가에 기여해야 할 부분이 없을까 평소 고민해오던 중 지원 공고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현실을 왜곡하거나 주관적으로 변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 뒤, ▲북한 실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 ▲철저한 안보의식 ▲바람직한 통일의 내용에 대한 고민을 통일 교육의 3대 요소로 제시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탈주민으로 고위공무원에 임용된 최초의 사례"라며 "조 신임 소장이 북한문제, 통일문제에 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춰 통일교육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공직에 근무하는 탈북자는 15명(중앙부처 1명, 지자체 14명)이지만 모두 실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탈북자가 주요 공직에 오른 사례는 1983년 미그19기를 타고 월남했던 이웅평씨가 공군 대령(2급)으로 근무한 경우가 있다.

안호균 기자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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