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원장이‘파트너십’을 ‘리더십’보다 중요하게 보게 된 것은 그의 정당·정치인으로서의 오랜 경륜이 토대를 이루고 있다. 여론의 추이와 이해관계자 간의 이해 상충을 조정하는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육되고 훈련됐다는 것이다. 정치가 이해관계자들 간의 서로 다른 요구와 입장을 조정하는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HT다’ 이는 고 원장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으로 부임한 뒤 정립한 진흥원의 미래비전이다. 고 원장이 취임하기 전에는 진흥원의 비전이 ‘바이오-헬스(Bio-Health), 즉 생명체, 동식물 등을 모두 포괄하는 BT분야였지만, 고 원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 이후 국민건강과 직접 관련된 HT분야로 진흥원의 타깃을 구체화한데서 비롯됐다. HT는 Health Technology의 약자다.
고 원장은 미국의 경우 2010년 R&D 예산 177조 원 중 보건의료 분야에 23% 정도를 투입하고 있고, 일본도 HT를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는가 하면 유럽에서는 여러 바이오 영역 중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별도로 특화, 분리해 중점 육성하고 있는데 착목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자면 보건의료가 ‘산업’으로서의 발전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시대의 흐름이 ‘질병 관리’에서 한걸음 나아가 ‘건강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건강 산업 내지 헬스 케어’로 녹색성장시대의 중심적인 신성장동력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바이오 코리아 2012’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중추로서 특히 HT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네트워크로 발전 가능성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점도 고 원장의 ‘파트너십에 의한 리더십’을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21]은 지난달 17일 충북 오송에 위치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실에서 고 원장을 만나 ‘HT 강국, 코리아’를 향한 미래비전을 인터뷰했다.
보건산업 육성 발전 위해 ‘R&D → 산업화 → 글로벌 진출’ 매커니즘 필요
보건산업이 ‘국가 미래희망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
- 먼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으로 벌써 1년 넘게 재임하고 있다. 그간의 소회를 부탁한다.
▲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999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보건복지부 산하 정부출연기관으로 우리나라 보건산업 육성발전과 보건서비스 향상을 위해 설립된 전문 국책연구 기관이다.
재임하면서 보건산업진흥원이 ‘보건산업 육성 허브’로서 우리나라 보건산업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최고의 역점을 두었다.
특히, HT(Health Technology) R&D 투자 강화와 함께 우수 연구성과를 확대하고 제약·의료기기·식품·뷰티화장품 선진화 등 산업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왔다. 또한 보건산업의 세계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노력도 강화했고, 그 결과 최근 외국인 환자 유치도 활성화되고, 의료기관 해외진출 수요도 확대되는 등 글로벌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빠른 성장을 보여 왔다.
앞으로도 보건산업이 ‘국가 미래희망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원장님은 보건의료 분야의 산업화를 목표로 △해외환자 유치 △R&D 확대개편 △국내보건의료산업의 해외진출을 추진해 오셨다. 그간의 성과와 함께 향후 계획과 비전을 얘기해 달라.
▲ 보건산업의 가치사슬을 살펴보면 R&D → 산업화 → 글로벌 진출로 이어지는데 보건산업이 육성 발전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매커니즘이 반드시 필요하다.
R&D 지원은 난치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와 기술 개발, 신약, 한의학, 의료기기 개발, 임상의과학자 등 전문 연구자 육성, 그리고 연구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12년 현재 백혈병 항암제 슈펙트캡슐까지 총 11건의 신약이 개발돼 식약청의 허가를 받았으며, 기관지염치료제 시네츄라시럽 등 천연물 신약이 3건·제2형 당뇨병 치료제 아마릴-멕스서방정 등 개량신약 3건까지 총 17건의 신약개발 성과를 보였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지금까지 외국인환자 유치사업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우선 안정적인 환자유치채널 확보를 위하여 중동국가와의 환자송출계약과 같은 정부 간 협력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미국·중국·싱가포르·영국·UAE·카자흐스탄 등에 해외지사 설립해 현지 유관기관과 네트워크 구축, 현지 인허가 획득과 관련한 정보제공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산업화를 위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지원, 신약 R&D활성화, 유통구조 개선, 핵심 전문인력 유치양성, 제도인프라 선진화 업무 등을 지원하고 있고, 보건산업 기술·제품을 홍보하고 다양한 기술협력, 투자유치 등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간의 보건산업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사업과 성과를 토대로 향후에도 보건산업을 발전·선도해 우리나라 보건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해 나아갈 예정이다.

- 관련해서 정부는 보건의료산업을 국가 신(新)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2020년 보건의료기술(HT) 글로벌 톱7으로 진입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통한 북미시장 진출에 이은 유럽(EU)시장 진출, 혁신형 제약기업 육성, 첨단의료기기 산업 육성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를 중심으로 한 HT(건강산업)의 육성 비전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 HT는 Health Technology의 약자이다. 제가 원장으로 취임하기 전에는 우리 기관의 비전이 HT가 아니라 Bio-Health, 즉 생명체, 동식물 등을 모두 포괄하는 BT 분야였지만 이번에 국민건강과 직접 관련된 HT분야로 타겟을 구체화했다.
이미 선진국에서도 HT의 중요성을 일찍 깨닫고 국가가 사활을 걸고 전폭적인 투자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본다면 잠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2010년 R&D예산이 177조 원에 달하는데 이 중 약 54%가 국방 분야에 투입하고 있고 보건의료 분야에 23% 정도 투입하고 있다.
일본도 HT를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했고, 유럽에서도 여러 바이오영역 중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별도로 분리해 중점 육성하고 있다.
HT 육성을 위해서 진흥원에서는 우선 국민의 질병문제 해결과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신약, 의료기기, 병원 임상연구 등 보건의료 R&D 자금(2012년 2951억 원)을 지원하고 있고, 개발된 기술·제품이 산업화되고 해외시장에 진출하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사업화, 인허가 지원, 교육 등의 제반 사항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에서 신성장 동력 과제로 선정한 외국인환자유치, 의료기관 해외진출 지원을 강화하고 있고, 보건산업이 당면한 국가적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대안 개발 등 우리나라 보건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ex) ①의료서비스(U헬스) ②제약(제약기업 선진화 커설팅, 해외시장 진출 시장조사, 정보제공, 해외인허가 비용지원) ③의료기기(국산의료기기 사용활성화, 임상시험 교육, 컨설팅, 해외시장 진출지원) ④식품(건강기능식품, HACCP 지원) ⑤화장품(소규모숍 경영지원, 해외전시관) ⑥기술사업화, 이전, 투자유치 ⑦인력양성, 교육
- ‘BIO KOREA 2012’는 아시아 최대의 바이오산업 컨벤션 행사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행사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 그렇다. 말씀하신데로 바이오코리아는 아시아 최대의 제약·바이오 국제 행사이다. 올해로 7회째를 맞고 있다. ‘바이오코리아 2012’는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일산 KINTEX에서 열린다.
바이오코리아는 컨퍼런스, 전시회, 비즈니스 미팅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행사는 국내·외 바이오 산업 관련 연구자 및 기업들에게 기술제휴, 비즈니스 모델 공유, 투자유치 등 성공적인 사업 협력의 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비즈니스포럼은 각 기업·기관이 보유한 우수 제품, 기술, 사업전략을 홍보할 수 있는 기업설명회와 기업·기관 간 1:1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잠재적 투자자 또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발굴할 수 있는 파트너링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의 경우 컨퍼런스 행사에 총 17개 트랙과 39개 세션으로 구성되며 200여 명의 국내외 연사 및 패널들과 4500여 명의 국내외 관련자들이 참석하여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 그렇다면 특히 BIO KOREA와 제약 바이오산업의 기술사업화의 역할과 비전은 무엇인가.
▲ 바이오코리아는 바이오산업의 유수한 교수 및 연구진, 글로벌 기업의 임원이 대거 참여, 국제 바이오 산업의 기술 및 정보교류, 국내외 기술이전 등 투자유치 확대, 국내외 기업의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 등을 통해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역동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제약사, 바이오기업이 파트너링을 통해 매년 300여개사의 기술라이센싱 담당자 및 연구자가 참여 500여건의 ‘Private Meeting'이 이루어지고 있고, 기업·기관이 보유한 우수한 기술을 발표하는 사업설명회와 연구자들의 우수기술을 발표하는 연구성과 발표회를 열어 잠재적 투자자 또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발굴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본 행사를 계기로 지속적인 사업연계를 진행하게 되며 이는 국가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 성장지원을 위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향후에는 제약, 바이오, 의료기기, 식품 및 화장품 등 국가 HT(Health Technology)산업을 선두하고 정부의 국가경쟁력 기업 육성에 대한 국제시장거래 조성지원사업으로서 대표적인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과거 바이오코리아 행사와 다르게 올해 행사의 특별한 차별성은 무엇인가?
▲ 올해에는 최근의 관심사를 모은 바이오컨버젼스(융합바이오기술), 융복합 등을 주제로 하는 새로운 기술적 진보에 대해 빠르게 발전한 한국의 IT 및 NT 기술이 국내 신약개발에 어떻게 응용되는지에 대한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금년에 새롭게 기획되는 ‘신흥국 컨퍼런스’를 통해 신흥국 보건규제 담당 관료 및 주요기업체 CEO를 초청하여 국내 제약기업의 해외진출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할 예정이며, 주요참여 연사로는 UAE· 터키·러시아 등의 보건부, 인도네시아·폴란드 등 식약청의 주요 관료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흥국가 진출에 대한 다양한 정보제공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사업기회를 위한 참여국가별 포럼을 가질 예정이다.
- 앞에서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비롯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시장 진출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그렇다면 해외의 국가별 보건의료 수요와 국내 의료기관들의 국제 마케팅 전략 등은 마련돼 있는가.
▲ 정부는 그동안 해외시장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국내 의약품 및 의료기기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 지원을 돕고, 수출확대 및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해 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런 정부의 정책에 발 맞춰 2008년부터 미국·중국·싱가포르 3곳에 해외지사를 설립하여 운영해 오고 있다. 또한 보건제품수출 신흥시장인 동유럽과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신흥 부국 및 개도국으로의 진출기회 확대를 위해 2012년 8월까지 영국·UAE·카자흐스탄 3곳에 해외지사 추가 설립을 완료할 예정이다.
진흥원 해외지사는 지역별 보건산업분야 전문가를 주요 글로벌 수출거점지역에 파견함으로써 수출마케팅행사를 개최하고, 현지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 시 주요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던 현지 인허가 획득과 관련한 정보제공 및 전문업체 발굴, 컨설팅 서비스 제공 등 수출 전 과정에 걸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보건산업제품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우리 보건산업 발전을 위해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업을 진행 중인 것 같고, FTA 등 글로벌 환경이 변화하면서 앞으로 할 일은 더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앞으로의 진흥원 계획에 대해 소개해달라.
▲ 말씀하신 대로 FTA 확대 등 보건환경은 급변하고 있어, 이러한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과 연구 수행 등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미국의 건강보험개혁 및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만료 등에 따라 세계시장 진출 기회 요인이 확대됐고, 이에 맞는 시의적절한 의약품 수출장려 정책 등 미래에 대응하는 정책(안)을 제시하는 일이 필요해졌다.
이를 위해 우리원에서는 (Plan)기초연구 → 정책이슈 발굴 → (Do)정책기획 → (See)정책반영의 프로세스로 미래정책을 기획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보건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를 발굴할 것이며, 현실성 있는 정책대안을 마련하여 정책에 반영토록 하겠다.
<대담·사진=서원호 취재국장> os@ilyoseoul.co.kr
서원호 기자 os054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