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일렉의 최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57.4%)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5.37%) 등 채권단은 동부그룹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본 실사 과정을 진행한 후 서로 협의를 거쳐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매각대금 지불이 완료되면 대우일렉은 동부 품으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생길 경우 대우일렉 인수는 차상위협상대상자에게로 넘어가게 된다. 이번 대우일렉 M&A의 차상위협상대상자는 부실기업 전문 인수업체인 삼라마이다스(SM그룹)로 정해졌다.
동부그룹은 시스템 반도체, 발광다이오드(LED), 로봇, 철강 등의 기존사업에 대우일렉 인수로 가전사업을 연계해 종합 전자회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수금액은 약 3700억 원 수준이며 재무적 투자자인 KTB프라이빗쿼티와 각각 51대 49의 지분율로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인수금액에는 대우일렉 인천공장은 포함되지 않아 해당 사업장은 별도 매각된다.
하지만 재계와 금융권에선 재무상황이 탄탄하지 않은 동부그룹이 M&A를 추진하는데 무리가 따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칫 무리한 인수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승자의 저주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높은 가격이나 과도한 조건으로 인수했다가 인수대금의 납부 또는 차입금 상환 부담을 못 이겨 부실화 되는 것으로 말한다.
최근 항국항공우주산업과 인천공항급유시설 운영권 매각에 출사표를 던진 한진그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부그룹과 한진그룹은 재무평가 결과 기준에 미달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동부그룹의 부채비율은 370% 수준에 이르고 한진그룹은 부채비율이 800%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동부그룹에 대해 투자자를 끌어들여 인수하는 과정에서 동부의 재무구조에 영향이 있는지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우건설 등을 무리하게 M&A했던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구조조정과 그룹 계열 분리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유진그룹도 하이마트를 인수했다가 경영권 분쟁과 재무구조 악화로 홍역을 치룬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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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