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최은서 기자] 지난 6월 기획재정부의 영문 홈페이지 초기화면 해킹 사건은 정부 정책에 반감을 가진 고등학생이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지난 6월 기획재정부 영문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청사초롱을 든 쥐’ 그림파일과 ‘MBC 파업을 지지합니다’ 문구가 번갈아 보이도록 해킹을 한 혐의(정보통신망 침해 및 변조)로 김모(16)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평소 사회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진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인 김군은 '인천공항 일부 지분 매각' 관련 기사를 보고 주관 기관인 기재부 홈페이지를 해킹하기로 마음먹고 혼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군은 경찰조사에서 “공공기관 민영화, 언론노조 파업 등과 관련된 정책에 대해 반대 여론이 있음에도 정부가 의견 수렴 없이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정부에 대한 자신의 반감을 표현하고 인천공항 매각, MBC 파업 등에 대해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기재부 이외에도 KBS․MBC 산하 방송콘텐츠판매사 홈페이지 2곳도 지난 2월과 지난 5월 각각 해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언론을 과도하게 통제한다는 생각에 불만을 품고 공격을 한 것이다.
또 지난 1월에는 MBC 노조파업에 대한 사측의 대응이 부당하다고 판단, MBC 내부망인 인트라넷에 부정 접속해 메인 홈페이지의 문구를 변조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중학교 졸업 전이라는 점이 고려, 풀려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정부 부처와 협조해 홈페이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통신망에 대한 침해 행위뿐만 아니라 침입을 시도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적극 수사할 방침이다.
최은서 기자 choie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