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후보였던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에 따라 당내 경선판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당내 2, 3위를 다투고 있는 손학규, 김두관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후보는 21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도정에 전념하기 위해 대선 경선 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당이 전통적 가치를 존중하고 국민적 신뢰를 얻어 승리하길 기대한다”며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은 지금 국민의 절대적인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당의 잘못과 실패를 철저히 반성하지 않으면 또 실패하게 된다”고 언급한 뒤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열망, 그 대안이 민주당이어야 한다는 열망이 식어가는 현실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 후보는 광주·전남지역 유일 후보로써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예비경선(컷오프)를 통과하는 등 국민적 관심을 받기도 했다. 캠프 내에서도 이번 경선에서 적잖은 성과를 냈다며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컷오프를 통과하고 본 경선이 치러지면서 도정 공백이 지속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의 핵심 관계자도 이날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도민과의 약속도 있고, 도정 공백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아 결국 사퇴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제주 경선을 치르더라도 결국 1~2주 후에는 똑같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여유 있는 날이 별로 없고 그런 점에서 좀 더 빠른 결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민주통합당의 정권창출을 위해 그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광주·전남의 주자가 없는 상태에서 박 후보는 끊임없이 지역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박 후보의 사퇴는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더욱이 경선후보가 중도 사퇴할 경우 지역 순회경선에서 얻은 득표가 무효표 처리된다는 규정으로 놓고 논란을 빚고 있던 시점에 사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사표(死票) 방지를 위해 첫 경선 전에 사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결국 특정 후보 지지를 위해 사전에 사퇴했다는 것이다.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른 후보들로부터 구애가 많이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것은 아니다. 결코 단일화를 위해 사퇴한 것은 아니다”고 이를 일축했다.
그는 다만 “단일화를 아예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결선투표 전에 이뤄질 지 아니면 그 전에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이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