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빨라진 안철수…대권행보 본격화하나
보폭 빨라진 안철수…대권행보 본격화하나
  • 정찬대 기자
  • 입력 2012-08-21 10:07
  • 승인 2012.08.21 10:07
  • 호수 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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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재단 “명칭 유지하되 기부활동 당분간 자제”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안철수재단이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이 있는 만큼 본격적인 기부활동은 대선 이후로 늦추겠다는 뜻도 함께 내비쳤다.

안철수재단은 지난 16일 재단 운영에 대한 최근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과 관련, 박영숙 이사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현재의 명칭을 유지한 채 법적 테두리 안에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선관위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사실상 대권주자로 규정하고 현 상황에서 안 원장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의 기부행위가 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선언할 시 안철수재단은 이름을 바꿔 기부활동을 하든지 아니면 기부활동을 대선 이후로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안철수재단 측은 이에 대해 “법적으로는 출연자로부터 독립된 별개의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선관위의 유권해석과 관련 재단의 독립성에 대해 논란이 제기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선관위 유권해석을 염두에 두는 한편, 사회적 격차 해소 활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재단 설립취지를 구현하기 위해 현재 재단 명칭을 유지하면서 정해진 사업계획에 따라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재단은 창업지원과 교육지원, 세대 간 재능 나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나눔 플랫폼 구축 사업 등을 준비 중”이라며 “법적 테두리 안에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재단 박영숙 이사장은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에 저촉되지 않는 기부활동은 계속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안 원장과는 관계가 없다”며 재단과 안 원장 개인과는 거리가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실제로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도 17일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안철수재단은 정치적 의도 없이 순수하게 만들어진 공익적 재단”이라고 언급한 뒤 “안철수 원장과 재단은 별개”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어 안철수재단의 이날 결정에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재단의 활동이 향후 안 원장에게 ‘걸림돌’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안철수재단의 이번 결정이 그의 출마 결정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안 원장의 행보가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안 원장은 재단의 입장발표가 있던 날 전북 전주 덕진구의 전주기계탄소기술원 부설 국제탄소연구소를 방문해 탄소 기술과 관련된 사업 설명을 듣고 연구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또 한국폴리텍대 신기술연수센터에서 학생과 취업준비생 100여명으로부터 1시간가량 취업문제 등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행사를 이어갔으며, 이후 학계 인사들과 만나 지역 현안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 5월 말 부산대 강연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지역행보에 일각에선 안 원장이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선주자들이 지역을 방문해 민심을 듣고 표심을 다지는 것과 유사한 형태로 안 원장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주목되면서 이러한 주장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안 원장은 앞서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출판사 ’김영사‘의 독서모임을 깜짝 방문했다. 김영사는 자신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펴낸 출판사로 독서모임은 주로 2040세대 여성들로 이뤄졌으며, 이날 모임에서는 자연스레 결혼·교육·보육 문제 등이 주요 화제가 됐다.

유민영 대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여성 특히 주부들이 많아 자연스레 이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고, 여성복지 등에 대한 얘기 등이 오갔다”며 “이분들의 얘기를 듣는 시간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안 원장 측은 1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네거티브 대응 페이지를 개설하기도 했다. 안 원장과 가까운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실의 친구들’이란 페이지를 만들고 정치권의 검증 공세에 적극 대응할 것임을 내비쳤다.

금 변호사는 “안 원장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해 진실을 알리기 위해 페이지를 만들었다”며 “저를 비롯해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예능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 출연해 “책을 읽은 후에도 지지자들이 나를 원한다면 본격적으로 대선 출마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한 뒤 주춤하던 행보가 최근 분주한 모습을 보이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그의 대선 출마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안 원장 측은 “현재까지 고민 중에 있다”며 아직 어떤 입장도 밝힐 수 없다는 뜻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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