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보유 지분을 대규모로 처분한 기업은 70곳에 달한다.
포스코는 지난 4월초 SK텔레콤(2.89%), KB금융(1.00%), 하나금융지주(0.92%) 지분을 처분해 5800억 원을 마련했다.
포스코가 이들 지분 매각에 나선 결정적인 것은 무디스와 S&P 등 국제 신용평가사의 경고 때문이다. 무디스는 지난해 6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최근 추가 등급 강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고가 현실화되면 포스코의 신용등급 앞자리는 ‘A’에서‘B’로 바뀐다.
증권가는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추진하는 교보생명 지분(24.0%) 매각도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5월부터 교보생명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답보 상태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신용등급 유지를 위해 계열사의 자금 수혈이 절실한 만큼 교보생명 지분 등 불요불급한 자산은 모두 처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GS칼텍스도 S&P의 등급 강등 기류에 서둘러 유휴 자산 매각에 나섰다. S&P는 올 1분기 GS칼텍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2% 줄자 지난달 초 신용등급(BBB·전망 '부정적') 강등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후 GS칼텍스는 같은 달 14일 GS에너지와 KB국민은행 컨소시엄에 발전자회사인 GS파워 지분을 각각 50%씩 양도, 1조 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KT는 최근 2만6000t 규모의 유휴 동케이블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적 있는 2009년 이석채 회장 취임 후 보유 토지 80만㎡를 매각하는 등 유휴 부동산도 꾸준히 매각해 왔다.
무디스는 지난 2월 KT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효성 역시 건설 용지 매각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자금 확보에 나선 상태다. 삼일제약, 보해양조, 행남자기 등도 올 들어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보유 부동산을 매각했다.
STX그룹도 신용평가사의 경고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초 STX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했다. STX팬오션이 ‘A’에서 ‘A-’로 떨어졌고 ‘A-’ 등급의 STX (9,450원 320 3.5%), STX조선해양, STX엔진 등은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STX그룹은 2조5000억 원가량을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STX OSV와 국내 비상장 계열사 지분 매각과 함께 보유 선박 일부 매각 등을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6일 보유중인 현대차 지분 3.45% 중 1.45%(320만3420주)를 매각해 7000여억 원을 마련했다.
최은서 기자 choie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