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한국방송작가협회(이사장 이금림)는 9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어제(8일) 작가협회를 방문해 이금림 이사장과 독대한 백종문 본부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작가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본부장은 지난 8일 오후 3시 방송작가협회를 방문해 이번 ‘PD수첩’ 작가 해고 사태에 대한 MBC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본부장은 이날 이금림 이사장이 ‘900명이 넘는 시사교양작가들이 대체집필 거부를 선언했는데 PD수첩을 폐지할 것이냐’고 묻자 “PD수첩은 폐지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작가들이 참여할 때까지) 기다리겠다. (그렇게 되도록) 도와달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방송4사(SBS, KBS, MBC, EBS) 시사교양작가들은 “집필거부 서명에 동참한 900여 명의 작가들을 우습게 본 망언”이라며 “PD수첩 집필 보이콧을 선언한 뒤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방송4사 및 외주제작사 시사교양작가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 최미혜 KBS 구성작가협의회장은 “시사교양작가들이 실명을 내걸고 연대 서명한 PD수첩 대체집필 거부 사안을 마치 치기 어린 애들 장난처럼 평가 절하하는 몰상식한 처사에 분노한다”며 “인간에 대한 마지막 예의마저 상실한 발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백종숙 MBC 구성작가협의회장은 “‘올 거라 믿는다. 기다리겠다’는 발언으로 작가들의 보이콧 선언을 또 한 번 농락당했다”며 “작가들을 우습게 안 죄, 자존심과 존재감을 두 번 짓밟은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임정화 EBS 구성작가협의회장과 박진아 SBS 구성작가협의회장도 “작가들의 분노를 가볍고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여기는 MBC의 오만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PD수첩 작가들의 전원복귀가 이뤄질 때까지 지지와 연대를 결코 거두지 않을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방송작가협회에 따르면 현재 <PD수첩> 대체집필 거부에 동참 선언을 한 시사교양작가는 총 911명으로, 이는 공중파와 케이블 및 외주 제작사에서 일하고 있는 시사교양작가들을 총망라한 수치며 일부 지방사의 작가들까지 참여한 인원이다.
앞서 MBC는 지난달 25일 <PD수첩> 정재홍 작가, 장형운 작가, 이소영 작가, 이화정 작가, 임효주 작가, 이김보라 작가 6명을 전원 해고했다.
이에 방송작가협회는 지난 6일 오전 MBC 사옥 앞에서 ‘PD수첩 전원해고 규탄과 원상복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어 이들의 원직복직을 요구했다.
한편 그간 작가협회가 요구해온 <PD수첩> 해고 작가 전원 복귀에 대해 MBC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가운데, 방송작가협회는 10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고은별 기자 eb8110@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