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에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은 상반기 중 연임 문제를 매듭짓고자 6월 중 관련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숙 신임 주 유엔 대사는 18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공식발표는 하지 않은 상태지만 6월 말에서 7월 초면 연임과 관련된 준비가 끝날 것 같다"며 "반 총장에 대한 상임이사국들의 평가도 좋고 아시아 그룹의 신임도 굉장히 높아 초조하게 이런 절차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모든 주권국이 각자 제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원만한 합의를 내어 축복 속에 연임을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반 총장의 연임 준비는 박인국 전임 주 유엔 대사가 돕고 있다. 김숙 대사는 연임 관련 작업이 지속성을 갖고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7월 초 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반 총장은 아직 공식적인 재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자신의 연임에 대한 유엔 회원들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판단되면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반 총장은 3월초께 연임 의사를 밝힐 예정이었지만 중동 재스민 혁명, 일본 대지진 등 예기치 않은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준비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연임 준비 스케줄에는 차질이 생겼지만 유엔 주변에서는 반 총장의 연임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유엔사무총장은 192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총회에서 표결을 통해 선출되며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의 지지가 결정적이다.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은 반 총장의 연임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 총장의 연임을 묻는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하는 대신 "반 총장은 광범위한 이슈에 대해 매우 건설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해왔다"며 "우리는 리비아, 코트디부아르 등의 이슈에서 그가 보여준 강력한 지도력에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반 총장의 재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월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유엔과 반기문 사무총장의 업무에 협조하고 지지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도 지난 3월23일 익명을 요구한 유엔 주재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와 중국도 반 총장의 연임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교소식통은 "지금 유엔을 보면 반 총장의 연임을 전적으로 믿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역대 7명의 유엔 사무총장들은 대부분 연임했으며, 재선을 하지 못한 유엔 사무총장은 반미성향이 강했던 부트로스 갈리(1992~1996) 뿐이었다.
이현정 기자 hj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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