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대표는 19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가진 포럼을 마친뒤 기자들이 전당대회 참여 여부를 묻자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권·당권을 분리한 당헌당규의 개정을 전제로 한 이 같은 발언에 이어 "내가 꼭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생각 보다는 당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인재가 참여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제왕적 총재의 등장을 막기위해 대선 후보 경선 출마자는 선거일로부터 1년6개월 전에는 당 대표 등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하도록 한 당내 규정에 대해 "이 조항은 상식에도 안맞고, 당이 처한 현실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전당대회에서 뽑는 최고위원 9명 가운데 지명직 2명을 제외하면 선출직 7명이 이 조항에 제한을 받는다"며 "강력한 중심세력이 필요한 시점에 7명이나 되는 인재의 참여를 제한한 과도한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문수 도지사와 가진 티타임에서도 "대권·당권을 분리하면 '관리형 당대표'가 나온다. 이 규정은 당 스스로 정당이기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또 당내 소장파 의원들을 향해서는 "변화와 쇄신하자는 분들이 이 문제는 반대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도지사도 "분리규정은 당의 구조적인 문제다. 대선에 나올사람들이 당을 이끌지 못한다면 누가 할 것인가"라며 "리더십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김 도지사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학교 동기·동창인데다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라며 "지난해 지방선거때 김 도지사의 지원유세를 했는데 편안했고, 행복한 기분까지 느꼈다"고 했다.
또 "언론을 통해 김 도지사와 간접 대화를 했는데 당의 어려움에 대한 분석과 인식, 대북 정책에 대한 생각이 나와 많이 같았다"며 "잠재적 경쟁관계라고도 할 수 있지만 공동가치 실현을 위한 궁극적인 협동관계"라고 했다.
정부 정책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위해 정부가 적극 도와줘야 하는데 시장경제 운영의 기본틀과 맞지 않은 정책 때문에 전세난이라는 결과를 낳았다"며 "공공임대주택 보다 분양주택을 늘려 이 같은 문제를 야기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다. 대학 등록금은 대학의 수준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해결해야 하는데 등록금을 낮추기 보다는 장학금을 많이 만드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했다.
앞서 도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경기포럼에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도지사 시절에는 FTA를 좋은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한다"며 "선출직 공직자들의 약점이다.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나라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정당대회에서 한 의원이 당에 대해 '이씨 집 하인과 박씨 집 종만 있다'고 표현하더라"며 "우리는 위선적 흑백논리, 계파 정치를 접고 새로운 정치를 창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호 기자 jayoo2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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