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민주주의 친구들' 출범식 및 제1회 포럼에 참석, 축사를 통해 "1987년 10월 항쟁에서 외쳤던 민주주의는 우리가 대통령을 직접 뽑겠다는 것이 가장 큰 포부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대표는 "2010년도에 와서 민주주의의 후퇴를 논할 줄은 몰랐다"며 "강고한 투쟁을 거쳐서 이룬 민주주의이기 때문에 더 이상 훼손될 염려가 없는 난공불낙의 민주주의의 성을 이룬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용산참사와 같은 것은 국민의 생명의 존엄성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던 정권과 정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1년 가까이 장사도 치르지 못하게 하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4대강 사업으로 많은 인명이 속도전에 의해 휩쓸려가고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면서 "공사 중에 인명을 앗아가는 차원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일들이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우리가 지금 채워야 될 것은 민주주의의 내용"이라며 "내용이 채워져야 민주주의가 제대로 유지·보전되고 발전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4·19 혁명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4·19 후에 민주당 정부가 들어섰는데 그때 어린 눈에도 만날 싸움만 했었다"며 "그 어린 눈에도 위태위태하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언급했다.
손 대표는 "지금 생각해보면 4·19 학생혁명은 이뤘지만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힘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시민소사이어티라 하는 시민계급이, 튼튼하게 민주주의를 지켜줄 수 있는 그런 것이 성장하고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유신 전체기간을 반유신·반박정희 싸움에 젊음을 바쳤던 저로서, 서울의 봄이 5·18 광주항쟁을 짓밟은 군홧발에 의해 유린됐고 1987년이 돼서야 민주주의라는 것을 얻은 사실을 보면서 민주주의가 얼마나 이루기도 힘들고 지키기도 힘든가를 몸으로 느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박정규 기자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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