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친이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진영 의원과 친이 직계 강승규·김영우·조해진 의원 등 20여명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모임을 갖고 향후 전당대회 경선 룰과 내년 총·대선에 대비한 민심이반 대책 등을 놓고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박준선 의원은 "새로운 얼굴의 당대표론과 쇄신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웰빙정당'이란 한나라당의 풍토가 국민들을 멀어지게 한 원인이 아니겠느냐"며 "당지도부와 원내지도부, 청와대에 맡겨놓고 지역구만 왔다 갔다 하는 등 우리 초선 의원들도 게을렀던 측면이 있다"고 반성했다.
손숙미 의원은 "최근 진정한 보수의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한국사회에서 과연 진정한 보수의 가치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자유시장경제, 법치주의, 감세, 안보정책 등 보수의 가치가 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계획경제와 평등주의, 분배의 사상에 젖어있는 국민이 보수의 가치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한편으로는 의문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은 "현재보다 역사적 평가를 중시해야 하는 대통령 5년 단임제 체제에서 현 정부에 대한 냉정한 비판이 뒤따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며 "보수나 진보의 가치는 훗날 역사가 평가하는 만큼, 쇄신의 출발은 대한민국 정치의 틀을 바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형환 의원은 "정당의 목표는 권력을 잡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사는 것이 더 큰 목적이 돼야 한다"며 "벗어던질 수 없는 한나라당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쇄신, 행동을 바탕으로 한 쇄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우 의원도 "정부·여당이 기본 철학을 지키지 않으면 모든 정책이 흔들리게 된다"면서 "야당 따라잡기 식의 무책임한 주장은 재검검하고 한나라당의 가치와 철학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모임에 초청자로 강연에 나선 서울대 강원택 교수는 "위기감을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특정한 방향을 이끌어내는 정치력이 지금 한나라당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당의 목소리를 과감하게 표출하고 의견을 제시할 뿐 아니라, 중요한 정책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당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yaiyaiy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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