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경호 경비업체, 폭력사태에도 당당한 이유는
MB 경호 경비업체, 폭력사태에도 당당한 이유는
  • 전수영 기자
  • 입력 2012-08-07 14:46
  • 승인 2012.08.07 14:46
  • 호수 953
  • 2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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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업체 컨택터스, 국민·누리꾼·언론인에게도 훈계

[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또다시 새벽이었다. 노사 갈등을 빚고 있는 자동차부품 회사 SJM에 경비업체 용역직원들이 들이닥친 것은 27일 새벽이었다. 300여 명의 용역직원들은 공장 안 150여 명의 노조원들을 ‘토끼몰이’를 하듯 몰아갔다. 결국 30여 명의 노조원들이 부상당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SJM 측이 고용한 경비업체는 바로 컨택터스(CONTACTUS)다. 컨택터스는 이미 파업현장에서는 유명한 업체다. 지난해 6월 3M 나주 공장 파업현장에도 이들 용역직원들이 개입했으며, 이곳에서도 폭력행사가 있었다. 이 때문에 서울지방경찰청은 전남지방경찰청에서 이첩된 사건을 수사해 지난해 9월 1일 경비업 허가를 취소했다. 하지만 사업장 주소와 대표자를 바꿔 또다시 경비업에 진출했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컨택터스는 2006년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경호를 맡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노동계는 컨택터스의 폭력행사가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컨택터스 용역직원들이 SJM 안산 공장에 진입하면서 노조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노조 측은 무방비 상태인 상황에서 용역직원들이 무장을 한 채 공장으로 진입하면서 공장 안에 있던 부품을 던지며 무차별한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은수미 이상규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롭게 농성하던 조합원은 물론 근무 중인 조합원들에게까지 유혈폭력을 휘두른 만행은 노동기본권을 파괴하고 민주사회의 근간을 뒤흔든 중대 사건”이라며 “사태의 불법성과 심각성이 명확한 만큼 국회 진상조사를 통해 조직적 배후를 밝힐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모두 현대기아차 등 거대 완성차기업들의 부품업체에서 일제히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전에 모의한 기획탄압 의혹이 짙다”고 의혹설을 제기했다.

정권의 비호 정말 있나

용산, 쌍용자동차 사태에 이어 이번 SJM 폭력사태까지 사회적 갈등이 발생한 곳에는 항상 용역직원들이 투입됐다. 철거현장은 오래전부터 용역직원들의 폭력사태로 인해 주민 피해가 발생해 일부에서는 경찰은 빠지고 남은 주민과 용역직원들 간의 싸움이라는 한숨 섞인 소리까지 흘러나왔다.

이번 SJM 폭력사태도 비슷한 모습이다. SJM 노조원들은 용역직원들이 폭력을 휘둘렀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이를 지켜보기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연히 폭력사태를 막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방관자의 자세를 취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경찰이 용역회사를 비호하는 것 아니냐며 경찰을 비난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들어 용역직원들의 폭력사태는 계속 이어져왔다. 지난 쌍용자동차 사태 때에도 경찰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폭력을 눈감았다. 이것이 바로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이라며 대통령과 경찰을 겨냥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SJM 폭력사태에 용역직원들을 동원한 컨택터스는 지난 2006년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을 경호를 맡았으며, 이듬해인 2007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경호를 맡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노동계에서는 컨택터스가 폭력사태를 유발하고 대표자와 사업장 주소지를 바꿔 사업을 계속해서 영위할 수 있는 것은 정권의 비호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의혹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청와대나 컨택터스 모두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아 궁금증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경찰청은 1일 수사전담반을 편성하고 이번 폭력사태와 관련해 사건 경위와 진상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또한 폭력사태 당시 미온적인 태도였다는 지적에 대해 청문감사실을 통해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경찰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사후약방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회의원에게도 큰소리

폭력사태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자 컨택터스는 홈페이지를 잠정폐쇄하고 ‘컨택터스에서 말씀드립니다’라는 입장을 게재하고 있다.

컨택터스는 “이번 사태로 부상을 당하신 노조원들과 그 가족분들에게도 심심한 사과를 드리며 빠른 쾌유를 빕니다”라며 위로의 뜻을 전했지만 ‘입장’이라기보다 ‘훈계’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다.

컨택터스는 “그분들(노조원)은 소화기와 각목에 못을 박아 튀어나오게 한 ‘못 가시 방망이’로 살벌한 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라며 “국민여러분께서 ‘금속노조’의 투쟁장비와 투쟁수준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시기 바라며, 그 정도라면 차라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위악’(콘택터스 측에서는 ‘애써 독한 척’으로 표현함)하시고 애써 무관심해 지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라며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는 비무장 상태에서 발생한 일방적인 폭력사태는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또한 “그분들은 이미 회사 내에서도 불법 점거상태였고 한마디로 기수범이면서도 현행범과 다름없는 신분이었습니다”라고 노조원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노동계에서는 현행범이라 해도 용역직원들이 폭력을 행사할 권리는 없음에도 마치 자신들이 공권력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컨택터스는 이와 함께 국민·누리꾼·언론에 대해 각각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국민들에게는 “알고 보면 그렇게 애통하실 대상과 상황은 아니니 착하고 어지신 마음일랑 접으시고 짐짓 ‘위악’이라도 할 수 있어 가슴을 쓸어내리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라고 해 ‘관심 갖지 말라’는 말을 하고 있다.

또한 언론에게는 “언론인 여러분 앞에서 순진무구한 토끼와 같이 ‘비무장 블라블라’(운운이라는 말이 너무 감정적이라서)하는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도 있다는 점만 염두에 두신다면 저희로서는 정말 감사드릴 것입니다”라며 일부 언론에서 노조 측의 입장을 반영한 것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국회의원에게는 “국회의원 여러분께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며 “‘싸울 능력’이 있는 사람보다 싸울 능력마저도 갖추지 못한 ‘항구적 마이너리티’를 향하여 더욱 낮은 곳에 시선을 두시기 바랍니다”라고 해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 있는 야당 의원들을 훈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컨택터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관계당국에 “저희 같은 업체가 일부 오해에 의한 여론에 희생양이 되어 ‘허가취소’ 등으로 사라지게 된다면 앞으로 사업장에서 어떠한 불법행위가 일어나도 사업주는 속수무책이 될 것이며, 외국계 기업은 한국을 떠나고, 국내 기업들 또한 기업경영 의욕을 잃어 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이번 폭력사태로 인해 또다시 허가가 취소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이번 폭력사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zamz***은 “그동안 용역깡패를 정부에서 용인 내지는 철거지역에 기용을 했지요? 법을 무시하는 막장 정부 탓이라 봅니다”라고 정부를 비판했으며 0441****은 “무법천지가 그들만의 세상이였군… 이 사건은 틀림없이 권력의 비호가 있었을 것이다”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jun6182@ilyoseoul.co.kr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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