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ㅣ조기성 기자]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난 22일 제주해군기지 문제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강정마을에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정길 전 장관은 이날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강정포구에서 ‘탕탕평평(蕩蕩平平,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이 공평함) 인권국가’를 메인 슬로건으로 걸고 ‘노동인권, 평화통일, 사회연대’를 핵심 국정기조로 삼는 대선 출마 선언식을 열었다.
그는 “이번 대선 경선에서 야당의 선명성과 진보적 가치를 대변할 후보의 출마를 기대했으나 결국 중도보수의 성향을 보이는 후보군들에 실망해 고심 끝에 출마를 결심했다”며 “정의롭고 따뜻한 탕탕평평 인권국가로 함께 갈 야권연대와 함께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대항하자”고 역설했다.
김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경제성장의 근원은 노동이고 노동은 인권이며 남북평화통일은 모든 인권과 번영과 복지의 전제조건”이라며 ‘인권국가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사용자의 인건비 대상으로서의 노동자가 아니라 스스로의 노동으로 정당한 소득을 얻어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며 “거대 이윤을 낳는 대기업의 정리해고와 국영기업 무차별 민영화를 즉각 중단하고 지식경제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가부터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평화번영과 관련해선 “이명박 정부 들어 시대착오적인 ‘천안함사태’, ‘연평도사태’ 등을 초래하며 남북긴장을 고조시켰고 이제 한일군사협정마저 체결하려 한다”며 “차기 민주정부 집권초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최소한 남북 종전협정을 이루고 가능한 상호군축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미 FTA반대를 비롯해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재벌개혁 및 광범위한 사회개혁 정책들과 차기 민주정부의 정책철학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진정한 복지사회는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며 “부자에 대한 증세를 통해 재원을 확충하고 이를 가난한 국민들에게 연대의 이름으로 재분배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위원장은 정확하게 한 통속”이라며 “우리가 저항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면 재벌독점과 한미FTA로 한국의 서민경제는 더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자본, 재벌, 1%의 특권층들이 자신들만의 국가를 만들고 영원히 집권하려고 할 것”이라며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저 앞에는 세계자연유산 구럼비바위가 파괴돼 해군기지가 건설 중”이라며 “이명박정부의 폭정과 인권학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바로 이곳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부터 중단시키고 유신독재 잔재 박근혜의 집권을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빈곤국민’(최저생계비 132만 원 이하)에 대한 ‘긴급연대기금’ 및 ‘사회연대세’(소득세 최상위 1%에 대한 누진세 10%적용, 최고 45%세율부과) 부과 ▲국가지식정보시스템 구축과 국가전략사업으로서의 정보검색엔진을 개발할 ‘사회적 구글(주식회사형 공기업)’ 창립 ▲65세 이상 빈곤노인층에 대한 무상의료 ▲DMZ 지뢰 제거 뒤 세계적 관광자원으로 활용 ▲해양수산부 부활로 장기적인 해양자원연구 및 개발 위한 노력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전 장관은 “정의롭고 따뜻한 탕탕평평 인권국가로 가는 길이 이곳 제주 강정마을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길은 누구
김정길 전 장관은 경남 거제출신으로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그는 12대와 13대 국회 당시 민주계 출신임에도 부산에서 잇따라 당선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김 전 장관은 1990년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이 민주자유당으로 합당한 ‘3당 합당’ 당시 노무현 의원 등과 함께 “3당 합당은 지역주의를 볼모로 한 정치적 야합”이라고 3당 합당을 비판한 뒤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독자적인 정당 건설에 나서 그해 6월 민주당을 창당했다.
이때의 민주당은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꼬마민주당’이라고 불렸고 김 전 장관은 이후로도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줄곧 부산에서 국회의원에 출마(14대 영도구, 15대 중동구, 16·17대 영도구)했으나 번번이 낙선했다.
김 전 장관은 국회의원은 아니었지만 당내에서 원내총무, 최고위원, 부총재를 지냈고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 이후에는 국민의 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김 전 장관은 U.C 센디에이고 국제관계대학원 객원교수로 일했고 대한체육회 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에 선출돼 국제적인 문화체육 행정가로도 활동했다.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진보신당의 김석준, 민주노동당의 민병렬 후보와 경선을 치른 끝에 야권단일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됐으나 상대후보였던 허남식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44.57% 대 55.42%로 석패했다.
지난 4·11 총선 때는 부산 진구을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새누리당 이헌승 후보에게 패해 낙선했다.
▲경남 거제(67) ▲동아고, 부산대 ▲부산대 총학생회장 ▲12, 13대 국회의원 ▲민주당 최고위원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 ▲행정자치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대한체육회 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