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지난 8일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마중나온 친박(박근혜)계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을 만난 것을 끝으로 별다른 공식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공식 활동을 자제하면서 여러 경로로부터 '박근혜 역할론'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활동을 할 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귀국 직후 한 친박계 의원으로부터 "당에서 움직일 공간이 마련되면 적극적으로 활동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듣고 "잘 알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4·2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충격에 휩싸인 한나라랑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언제 장고를 끝내고 정치행보를 본격화 할 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친박계에서는 박 전 대표가 즉각 차기 당 대표로 나서거나 당내 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우세하다.
하지만 1년~1년6개월 전에는 대권 행보를 시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추석을 전후해 대권주자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 4선의 이경재 의원은 "현재로서는 당헌·당규를 고쳐 대권주자로서 대표를 동시에 맡는다든가 하는 부분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그동안 침묵을 많이 했으니 (입장 발표나 정치 행보를) 점차 늘려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의 임기가 엄연히 2년 남았는데 정책 집행권도 없으면서 나서면 결국 책임만 뒤집어쓸 수도 있다"며 "(지금의 박근혜 역할론은) 박 전 대표에게 비우호적인 측에서 자꾸 끌어내려는 건데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기준 의원은 "본격 활동시기는 국민들의 생각, 야당 등 정치권의 분위기를 같이 봐서 결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분위기나 상황을 봐가며 자연스럽게 행보를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봄에서 여름이 될 때 언제부터 여름이라고 짚어 말하기는 어렵지 않느냐"며 "8월이든 12월이든 본격적으로 행보를 시작하기는 해야 할텐데 8월은 너무 이르고 최소 9월은 돼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격인 이학재 의원은 "친박계가 본격적인 활동 시기를 놓고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시기가 오면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내에서 당헌·당규를 바꿔 (박 전 대표가) 대표로 나서라는 이야기도 있고 내년 총선 선대위원장을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며 "하지만 지금이 그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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