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회장 비판론 왜
윤석금 회장 비판론 왜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2-07-30 10:59
  • 승인 2012.07.30 10:59
  • 호수 952
  • 3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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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구도 자금? 매각 꼼수였나

웅진코웨이 M&A 아닌 투자유치로 전횡…비난 직면한 윤석금 회장
700억 원 차익 얻은 2세들의 후계구도 형성 시나리오 나올까 ‘주목’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웅진그룹(회장 윤석금)이 하는 일마다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알짜기업까지 내놓았다’며 웅진코웨이 매각의사를 밝혔다가 오히려 감싸 안아 ‘상도의가 없다’는 동종업계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 와중에 자식들에겐 수백억 원의 배당이 돌아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또 한차례 후폭풍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 자금이 후계구도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웅진그룹은 자신의 성장 반석이었던 웅진코웨이 매각의사를 지난 2월 초 밝혔다.
당시 웅진 측은 “신사업을 위해 알짜기업 매각으로 승부수를 펼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주변에서도 윤 회장의 웅진코웨이 매각의사에 대해 “윤 회장이 큰 결심을 했고, 윤 회장식(式) 뚝심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는 견해를 보였다.
웅진코웨이 매각이 진행되면 동종업계의 지각변동 예상은 물론 대기업 유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인수후보에도 없던 KTB 사모펀드(KTB PE)가 웅진코웨이를 낚아챘다. 본 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업체가 인수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업계의 따가운 시선이 모이고 있다. 상도의가 없다는 원색적인 맹비난도 이어진다.

웅진그룹에 따르면 지난 24일 KTB PE와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웅진코웨이를 1조2000억 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신설법인은 금융권에서 6000억 원을 차입하고 KTB PE가 3600억 원을, 웅진홀딩스가 2400억 원을 출자해 설립된다.
경영권은 웅진그룹이 갖고, 4년 뒤 지분을 재매입할 수 있는 조건도 달았다. 경영권 확보와 자금유치라는 실리 모두를 웅진이 다 챙긴 셈이다.
이번 거래가 인수합병이 아닌 투자유치로 알려지면서 맹비난의 수위 또한 높아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 회장의 처음 매각의사가 의심이 든다. 당시엔 알짜회사를 팔아야 한다며 동정론을 유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GS리테일, MBK파트너스 등 인수후보 기업들은 닭 쫓다 지붕만 쳐다보는 꼴이 됐고, 매각작업을 주관한 골드만삭스에 대한 신뢰도 역시 땅에 떨어졌다.

후계구도 자금 논란까지 이어져
오너 2세들에겐 특혜 아닌 특혜가 돌아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따가운 시선이 곱절이 됐다.

2세들은 웅진코웨이 매각 과정에서 1000억 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손에 쥐고, 700억 원 가량의 차익을 남기게 됐다.

웅진코웨이가 KTB PE에 매각하기로 한 지분 30.9%(2383만 주)에는 특수관계자 지분 2.5%(195만 주)가 포함돼 있는데 이 지분 중 윤 회장의 자녀인 형덕(35), 새봄(33)씨가 각각 1.3%(97만 주)씩 보유한 것으로 620억 원(24일 웅진코웨이 종가 3만1800원 기준)의 주식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날 웅진코웨이의 인수 금액이 1조2000억 원 규모로 알려지면서 주당 가치는 5만357원으로 환산됐다. 경영권 프리미엄만 57%에 이르며 형덕, 새봄 씨가 가진 주식 가치도 982억 원으로 뛰었다.
투자차익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윤 회장 2세들이 보유한 지분은 웅진코웨이가 2005년 웅진코웨이개발과 2009년 웅진쿠첸을 흡수 합병하면서 취득한 주식이다.

취득 당시 주식가치는 280억 원 수준으로 이번 웅진코웨이 매각을 통한 예상 차익은 약 702억 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이번 거래가 자연스레 2세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이미 동종업계에선 웅진의 2세 경영 구축 시나리오가 구체화 됐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이같은 의구심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지난 2월 웅진홀딩스 매각 방침을 발표할 당시부터 2세들의 지분을 팔 계획을 하고 있었다. 특수관계자로서 개인의 이익보다는 회사를 위해 매각 대금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며, 매각에 따른 개연성이 전혀 없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한 번 잃은 신뢰가 되살아나기엔 오랜 시간이 걸리듯 웅진이 그동안 쌓았던 ‘클린 이미지’ 추락은 불가피해졌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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