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양박(박근혜·이명박)깨고 대박 낸다”
손학규, “양박(박근혜·이명박)깨고 대박 낸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1-05-09 14:46
  • 승인 2011.05.09 14:46
  • 호수 888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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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10%대 지지율 돌파…20%대 돌파 세대교체?
4.27 재보선 분당을에서 승리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4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photo@dailypot.co.kr

[홍준철 기자]=손풍이 거세다. 대선 선호도 여론 조사에서 20%대에 육박하는 등 거침이 없다. 박근혜 대 손학규 양강구도를 굳혔다는 섣부른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조차 손학규 대표의 갑작스런 높은 지지율에 대해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앞으로 대선이 1년 7개월이나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정국면을 거칠 경우 10%대 중반에서 멈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 대표 입장에서도 갈 길이 먼 게 사실이다. 대여 강경 투쟁부터 야권 통합문제, 구민주계와 관계 설정, 19대 총선 승리 등 산적해 있다. 당장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통과과정에서 생채기를 입었다. 손 대표가 여론조사 지지율 20%대를 돌파하기 위해 거쳐야 할 난제는 산적해 있다.

손학규 대표는 일단 대여강경투쟁을 꺼내들었다. 4.27 재보선으로 인해 잠시 중단했던 100일 희망대장정도 계속할 전망이다. 민심 체험이 주 목적이지만 야당 대표에다 유력한 대선 예비후보로서 대여 투쟁의 성격을 띌 수밖에 없다. 이미 손 대표는 야4당 공조라는 명목으로 한-EU FTA 국회 비준안 통과에 반대했다.

유럽순방을 나선 이명박 대통령으로선 무산될 경우 국제 사회에서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여당 단독 처리로 통과됐지만 그 과정에서 손 대표의 리더십에 생채기를 냈다. 비준안관련 여야정은 국회통과를 이미 합의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손 대표의 대여 강경투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두 번째 장은 인사청문회장이 될 전망이다. 이명박 정권은 재보선 참패에 따른 후폭풍에 맞서 개각 카드를 내밀었다. 장관이 적쟎게 교체된 만큼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개최된다.


인사청문회·과학벨트… 청 정조준

손 대표 및 민주당 입장에선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명박 정권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1~2명 장관 내정자가 도덕적 흠결이 발견 돼 낙마할 경우 임기말 이명박 정권의 국정운영에 커다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자칫 국정운영 프로그램을 수정해야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는 민감한 부분이다.

과학벨트 입지 선정에 따른 손 대표의 대여 강경투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현재 교과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포항을 포함한 10개 시·군을 입지선정 우선 도시로 선정한 바 있다. 특히 ‘대통령 형님’인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포항에 유치될 경우, 손 대표는 청와대와 이상득 의원을 동시에 겨눌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야당 대표에 유력한 대선주자로서 마냥 현 정권과 맞서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국정운영에 매번 발목을 잡는 모양새는 차기 대권주자로서 이미지에 크게 도움이 되질 않는다”며 “이명박 대 박근혜 구도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차별화를 두돼 통 크게 영수회담을 제안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과 야당 대표간 영수회담은 지난 2008년 8월을 끝으로 단 한차례도 열리질 않고 있다. 올해 2월초에는 이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 시간에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손 대표가 ‘선사과후 영수회담’을 밝힘으로써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손 대표가 재보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당 대표 위상이 높아졌고 야권에서 유력한 대선주자로 인정받은 만큼 상황은 바뀌었다. 민주당 일각에선 빠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유럽순방을 마친 이후 손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손 대표의 이명박 정권과 관계설정만큼 야권 공조도 넘어야 할 산이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김해을 재보궐선거에서 패해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여전히 친노 세력이 건재하고 유 대표 역시 ‘유빠’로 불리며 고정지지층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손 대표가 이미 합의한 한-EU FTA 비준안에 반대한 배경이다. 야권 공조를 통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종국에는 야권 대통합 단일후보로 대선에 나서기 위한 복안이다.

하지만 야권 대통합에 있어 걸림돌도 많은 게 사실이다. 성향과 코드가 확연하게 차이나는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과 통합은 민주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민주노동당과 공조로 인한 당 일각에선 ‘민주노동당 2중대’, ‘종북주의 딱지’로 인해 중산층이 떨어져나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또한 국민참여당 유 대표는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선 통합후 민주당과 선거.정책 연대를 내세워 야권 통합에 선을 긋고 있다.


이명박 ‘때리고’ 박근혜 ‘제치고’

무엇보다 손 대표입장에선 차기 대권 승리를 위해 유 대표가 있는 국민참여당과 합당은 필수적이다. 반면 당내 구당권파를 중심으로 유 대표의 국참당과 합당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존재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정동영계나 박지원 원내대표등 구민주계의 경우엔 국참당과 합당에 탐탁해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손 대표는 친노 486 정치인과 손을 잡고 ‘야권 대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 출신의 한 486 출신 인사는 한발 더 나아가 “박지원 간판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치룰 수 있겠느냐”며 “손 대표의 우군인 김영춘·이인영·우상호.김부겸 등 486 세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결국 손 대표와 박 원내대표간 당권을 잡기위한 일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야권 통합 기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다.

손 대표가 당면한 숙제는 또 있다. 집권 여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차별화도 난제다.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영남이라는 확실한 지역에 높은 대중 지지도,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에서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유럽순방을 마치고 돌아와 당내 어떤 역할을 맡을 지 고심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선 박 전 대표가 연말 개최될 공산이 높은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손 대표 입장에선 남북정상 회담관련해선 손 놓고 구경만 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반면 박 전 대표의 경우 차기 대권 주자로서 리더십은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연말 하반기 MB 정권의 남북정상회담 카드에 맞서 손 대표가 맞대응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어려운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인적 혁신… 박지원 구민주계 타깃?

민주당 한 관계자는 “손 대표의 지지율은 10%대 중반에서 치고 나가기위해선 특단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손 대표가 재보선 승리한 후 혁신과 통합을 내걸었듯이 그것은 자기희생도 포함된 주장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손 대표의 혁신은 곧 인적 청산일 수밖에 없고 그 대상은 호남 출신 인사들이 될 공산이 높다”며 “이를 위해선 본인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도 과감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즉 당권을 걸고 당내 혁신에 나서야지 그렇지 않을 경우 반손학규 진영으로부터 역풍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손 대표는 재보선 승리 이후 “잔치는 끝났다”고 일성을 날렸다. 이젠 손 대표 앞길엔 숙제만 남아 있다. 분당에서 천당을 경험한 손 대표. 하지만 숙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지옥을 체험할 수도 있는 기로에 서 있다.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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