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의 광고는 그의 이러한 캐릭터를 십분 반영하여 성공한 사례로 광고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롭게 보여준다. 기존 광고에서 그의 꾸밈없고 호소력 짙은 메시지로 실버세대 멘텔리티(Mentality)를 자극하여 장·노년층 고객들을 끌어 모았다면 새로 나온 후속 광고는 어린이들과 젊은 고객들까지 아우르는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기 드라마에서 천연덕스러운 충청도 사투리 연기를 펴던 아역 배우 김유빈 양이 함께 출연하여 이를 뒷받침 한다. 집에서 TV를 보던 어린아이가 TV 속 송해와 대화하면서 ‘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는 은행’임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기존 광고 메시지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광고가 성공하고 있는 점은 무엇보다도 모델의 심리적 매력(Psychological charms)에 의한 적합성(Perceived Fit)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고객들이 광고 모델에 대하여 얼마나 친근하게(Familiarity), 얼마나 좋아하며(Liking), 자신들과 얼마나 비슷하다고(Similarity) 느끼는가를 일컫는다. 이런 점에서 이 광고의 모델은 누구에게나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친근한 이미지를 지녔을 뿐 아니라 실버세대에겐 새로운 꿈과 희망을 주는 상징으로 동 세대로부터의 호감도와 유사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 광고를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이 광고는 설득 커뮤니케이션 이론 중 메시지 학습적 광고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 이론은 정보원 차원에서 상품의 모델이 공신력으로 작용하는 경우와 상품 그 자체가 공신력의 근원으로 작용하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우선 이 광고의 정보원인 송해는 국민MC라는 아이덴티티로서 고객으로 하여금 정보의 내면화(Internalization)를 자연스럽게 이루도록 하는 공신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내면화는 광고에서 소구하는 메시지가 고객의 가치 체계와 일치하여 고객이 정보원의 영향력을 받아들이게 될 때 이루어진다. 즉, 광고모델의 메시지가 객관적으로 정확하고 올바른 주장일 때 고객은 그 광고모델의 의견이나 태도를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다 이 광고는 상품 자체의 공신력마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기업’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은행 이름 때문에 그동안 기업만을 위한 은행인 줄 알았던 고객들로 하여금 ‘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는 은행’임을 알리면서 왜 은행 이름에 ‘기업’이란 단어가 붙는지에 대해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메시지로서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내가 이 은행에 돈을 맡기는 일이 어려운 기업들을 살리고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는 선행(善行) 그 자체로서 공신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하루에도 3,000개가 넘는 수많은 광고 메시지로 인해 소비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여 이런 현상을 클러터(Clutter)라고 한다. ‘수용자의 주의 집중을 방해하는 광고 메시지의 혼잡상태’를 뜻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과잉 현상을 뚫고 자사 광고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선 Big Idea가 필요하지만 이런 노력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하여 광고인들과 광고주는 보다 안전한 방법의 유혹에 끌리게 된다. 즉, ‘빅 모델’을 통해 주목도를 확보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 또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광고 모델의 중심은 몇몇 소수의 인기 있는 아이돌 스타들이 독점하고 있어 이들의 광고 겹치기 출연이 산만화(Distraction)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빅 스타’가 여러 광고에 중복 출연하게 되면 그 스타에 대한 인지도는 크게 상승하는 반면 그가 출연한 브랜드는 그가 출연한 여러 광고들로 인하여 기억상의 간섭현상(Interferenc e in memory)이 발생하여 인지도가 떨어지게 된다. 광고와 광고 간에 서로 간섭하는 현상으로 인해 그늘(Overshadowing)이 생겨 방해효과(Blocking effect)가 발생하는 그것이다. 그런데 IBK기업은행 광고는 이 같은 유혹과 함정들로부터도 자유롭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란 고객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태도의 강도를 의미한다. 최근 외국계 광고회사 <밀워드 브라운>이 은행들의 광고효과를 조사한 결과 브랜드의 ‘시장 장악력(Dominant)’을 나타내는 최초 상기도(Top of mind) 부문에서 기업은행이 31.7%로 공동 1위를 차지했으며, 특정 브랜드를 회상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비 보조 상기도(Recall) 부문에서는 66.1%로 단독 1위에 올랐다. 이러한 지표는 이 은행 광고가 광고시장의 클러터(Clutter)현상이나 그늘효과(Oversha dowing effect) 등으로부터 그만큼 적절히 방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다. 올해 1~6월까지 6개월 동안 송해가 출연한 광고를 보고 왔다면서 이 은행에 예금과 적금 등을 맡긴 액수가 1,219억 원에 이른다. 적절한 모델 캐스팅으로 창출된 이른바 ‘송해 효과’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이 효과는 이 같은 예탁고의 결과로만 평가해선 안 된다. 이 광고로 인해 모델이 갖고 있는 긍정적 이미지는 이미 IBK 브랜드에 전이되어 있다. 비록 눈엔 보이지 않을지라도 IBK만의 차별적 이미지인 무형의 가치가 포함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 효과는 엄청나기 이를 데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광고가 더욱 빛나는 이유인 것이다.
김재열 마케팅 컨설턴트 IMI (Issue Management Inc.)대표
김재열 마케팅 컨설턴트·IMI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