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업총수들의 여름나기 “휴가는 무슨~ 현장경영 Go~Go”
[기획] 기업총수들의 여름나기 “휴가는 무슨~ 현장경영 Go~Go”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2-07-24 09:30
  • 승인 2012.07.24 09:30
  • 호수 951
  • 3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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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영구상 또는 짧은 휴식으로 체력 재충전
런던올림픽 특수와 유럽경제 위기 해법 제시할 터

 

왼쪽부터 (구본무 LG회장, 허창수 GS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재벌 총수들은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대기업 총수의 여름휴가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인과는 다르게 그들만의 특별한 휴가 법이 있을 것이라는 궁금증에서다. 그러나 대부분의 총수는 예년과 같이 올해도 회사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일부 총수들은 올여름 휴가를 반납한 채 산업현장을 시찰할 예정이다. 이미 해외 곳곳을 누비는 총수도 있다. ‘짬’을 내 휴가를 보내더라도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지기도 한다. 올해 재계를 강타한 위기의식과 급변하는 노사관계 등 새로운 경영환경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 마련에 애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기업 총수들은 대개 특별히 휴가기간을 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휴가를 내더라도 ‘짬’을 내서 쉬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이맘때쯤 나온 일부 경제지를 분석해보면 “총수들 집에서 경영구상” 또는 “현장 돌며 직원 기 살리기 나선 총수들”, “각국 현지를 돌아보는 기업회장들” 등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일에 몰두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오히려 지난해와 비교하면 경제전망이 어둡고, 대선을 앞둔 상황이라 총수들이 하반기 경영구상에 더욱 몰두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유럽경제 악화와 국내 여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쟁이 격렬한 현 상황에서 휴가를 떠나는 것 조차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일부 총수들은 유럽경기 악화에 따라 현지를 돌며 몸소 체험을 통해 그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건희 삼성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다. 이들 총수는 런던올림픽 개최에 맞춰 유럽 방문을 통해 선수단을 응원하고 현지 공장을 답사하는 일정으로 휴가를 대처한다.

잠시 짬을 내어 식구들과 경기를 관전하는 게 나름의 휴가다. 대부분의 시간을 현지 실정 파악과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진다. 그나마 이들은 해외에서 보낸다.

특별한 일정 없이 조용히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특별한 휴가 계획이 없다. 
구 회장은 보통 7월 말이나 8월 초쯤 1주일간 휴가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올해는 한남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구 회장은 불투명한 하반기에 대비하기 위한 묘책을 궁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역시 휴가 대신 그룹 챙기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워크아웃이 마무리되지 못했고, 건설불황으로 금호산업 정상화가 지연되는 데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8월 초부터 약 1주일 간 가족들과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신 회장은 휴가철에는 제대로 휴식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다만 올해는 하이마트 인수 등 하반기 경영현안이 많아 예년과는 다소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마찬가지다. 정 부회장은 충전을 제대로 해야 일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게 평소 스타일인 만큼, 올해 휴가철에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특별한 휴가 일정 없이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하반기 경영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재현 CJ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등도 특별한 일정 없이 조용히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경영구상 ‘몰두’

금융권 CEO들의 여름휴가도 짬을 내 쉬는 정도다.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나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양사의 인수합병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 고민 중이다.
비록 두 CEO 모두 잠시 짬을 낼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지만 바쁜 일정으로 정식 휴가를 떠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어 회장은 부인과 함께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기는 했지만, 우리금융그룹 합병 현안이 복병으로 작용해 여름휴가 일정을 취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 3월 취임 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역시 현안 챙기기에 급급해 휴가를 떠나긴 어렵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그만큼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라는 게 재계총수들의 입장이다.
한 재계인사는 “대선과 경기 악화 상황에서 재벌 총수들이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기란 쉽지 않다"며 “쉬고 싶은 마음이 그 누구보다 굴뚝이겠지만 마음 편히 쉴 수 없을 것이다. 그냥 현장을 둘러 보는 것으로 대처하는 기업 총수들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별취재팀>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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