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제주 올레길 탐방에 나선 여성 관광객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긴급히 안전하게 올레길을 도보여행하기 위한 수칙을 발표했다.
서명숙 (사)제주올레 이사장은 23일 오후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 올레꾼을 흉악범죄로 잃어버린 비극적인 사고에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가 없다”며 “제주올레를 사랑했던 고인의 명복을 머리 숙여 빌며, 슬픔에 빠져 있을 유가족들에게 말로 다 하지 못할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서 이사장은 “여성 올레꾼을 대상으로 한 범죄 발생을 계기로 더욱 안전한 올레길 도보여행 안전수칙을 마련했다”며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어야 할 안전대책은 협의 후에 즉시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발표된 ‘제주올레 여행 안전 수칙’에는 △ 걷기 종료시간은 하절기 오후 6시, 동절기오후 5시로, 이 시간 이후 걷기 자제하기 △혼자 걸을 때 수시로 자기 위치와 안전여부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리기 △비상연락처로 제주올레 콜센터 064-762-2190, 112를 가지고 다니기 △혼자 여행 시 여성전용숙소나 검증된 숙소를 이용하기 등이 담겨있다.
제주올레 측은 홈페이지와 올레꾼이 주로 이용하는 숙박업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방침이다.
서 이사장은 “여성 올레꾼이 흉악한 범죄를 당한 것에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 CCTV 설치 및 올레길 순찰강화 등과 관련해서는 유관기관 협의 후 시행하겠다”면서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6월부터 제주 서부경찰서와 협의 중이었던 올레길 도보 순찰 제도도 조속한 시일 내에 협의를 마치고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2일 제주 올레길을 걷기 위해 서울서 온 관광객 강모(여·40)씨가 게스트하우스를 나선 뒤 실종됐다. 이후 실종 장소에서 18km 떨어진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입구 시외버스정류장 의장에서 강씨의 신체 일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10분께 성산읍에 사는 용의자 A(46)씨를 긴급 체포하고 당일 행적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용의자 A씨는 경찰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