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문재인 연대, ‘孫-金-丁’ 3인방이 뭉치다
反문재인 연대, ‘孫-金-丁’ 3인방이 뭉치다
  • 정찬대 기자
  • 입력 2012-07-23 10:47
  • 승인 2012.07.23 10:47
  • 호수 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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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후보들 ‘막판 역전’ 노림수, “일단 2위만 하면…”

▲ 좌부터 민주통합당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예비후보<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지난 20일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들의 후보등록이 시작되면서 정권탈환을 위한 제1야당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그간 경선규칙을 놓고 각 진영 간 적잖은 잡음도 있었지만 ‘비문연대’가 요구한 결선투표제를 문재인 후보 측이 받아들이면서 이러한 잡음도 일단락됐다.

지난 18일 경선룰을 확정한 민주통합당은 오는 30일 1차 컷오프를 통해 5명의 후보를 압축한 뒤 9월 16일까지 지역 순회경선을 치러 대선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여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만큼 1위 후보가 50%의 득표를 얻지 못할 경우 1, 2위를 차지한 후보가 또 다시 맞붙어 최종 후보를 가리게 된다.

현재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가운데 김두관, 손학규, 정세균 후보가 문 후보와 큰 폭의 차이를 보이며 그 뒤를 따라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반 문재인 구도를 형성했던 이들 세 후보 간 2위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 후보 진영에선 ‘막판 역전’을 노리며 “일단 2위만 하자”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결선후보를 중심으로 이들의 연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비문연대 경선 최대변수로 떠올라

“흥미진진한 싸움이 시작됐다”

‘비문연대’ 한 대선후보 측 대리인의 말이다. 지난 18일 민주통합당은 각 후보 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경선룰을 확정, 결국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완전국민경선제를 뼈대로 하되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가 공동으로 요구해 온 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지지율면에서 문 고문과 큰 격차를 보이는 세 후보는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경선룰이 확정되기 3일 전인 지난 15일 손학규 후보 측 조정식 의원과 김두관 후보 측 문병호 의원, 정세균 후보 측 최재성 의원은 각 진영의 대리인으로써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대로는 문 후보의 높은 벽을 넘을 수 없다는 공통의 위기의식이 연대의 계기가 됐다.

이후 비문연대는 문재인 후보와 당 지도부를 압박했고, 일각에선 결선투표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일부 후보 가운데 경선 보이콧 가능성까지 대두되기 시작했다. 문재인과 비문재인 구도가 형성되면서 양 측의 갈등도 격화됐다.

결국 문재인 후보가 양보하면서 결선투표제가 도입됐고, 경선룰 갈등도 일단락될 수 있었다. 결선투표제가 실시됨에 따라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등 문재인 후보에 맞선 ‘비문연대’가 이후 진행될 결선투표에 얼마나 큰 파괴력을 보일지가 이번 경선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선투표제 도입 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이들은 문 고문의 최종 후보 확정을 점쳤다. 완전국민경선제로 경선이 치러지는 상황에서 여타 후보가 문 후보의 높은 지지율과 대중적 인기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경선이 채 시작도 하기 전에 문 후보의 경선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 지면서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 측은 돌파구가 필요했고, 결국 이들은 ‘비 문재인 연대’를 구성함으로써 공동 대응에 나섰다. 결선투표제가 받아들여진 지금 세 후보 측은 현재 “이젠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경선룰 확정과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 돌입으로 2위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이후 결선투표가 진행되면 비문연대 후보를 중심으로 또 다시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지율 1위의 문 후보 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손 후보 측 제안으로 이뤄진 ‘비문연대’

결선투표제는 조정식 의원이 지난 6.9전대 당시부터 요구해왔던 경선 방법으로 경선흥행과 역동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조 의원이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까닭에 일각에선 조 의원과 손학규 고문이 사전 교감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정식 의원은 지난 19일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당시에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서 경선룰을 조율하고 교감을 이룰 단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결선투표제를 주장했던 것은 경선흥행과 당의 역동성을 위해 필요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비문연대’는 손학규 후보 측에서 김두관, 정세균 후보 측에 이를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신학용 의원에게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이를 제안했고, 신 의원이 각 후보 진영에 연락해 비문연대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판이 재밌게 됐다. 흥미진진한 경선이 이뤄질 것 같다”며 경선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 의원은 “수도권이 승부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손 후보는 본선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보와 보수의 중간층인 중도 진영의 표심을 끌어 모으는 것이 중요한데, 손 후보가 수도권에 가장 많이 분포된 중도층을 적절히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 의원은 “많은 이들이 손 후보를 인정하는 점은 대통령의 자질을 갖췄다는 것”이라며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손 후보가 적임자라는 것이 부각될 것이다. 지지율도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두관 측 “막판 역전 노리겠다”

김두관 후보 측 대리인 문병호 의원은 “김 후보가 인지도 면에서 (문 후보에 비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선이 진행되는 동안 김 후보의 경쟁력을 많은 이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전한 뒤 “일단 경선에서 2위만 해도 막판 역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선에 모든 사활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결선투표까지만 올라가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비문연대 결성 배경과 관련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하기 위한 시도가 당에 있었다. 분위기 자체가 이미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한 선거와 경선룰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결선투표제 도입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선룰이 일단 확정됐기 때문에 비문연대가 정기적으로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당이 또 다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움직인다면 연대를 통해 이에 대한 제동에 나설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문 의원은 김두관 후보의 경쟁력에 대해 “추진력과 포용성, 의지 등이 강하다”며 “지금까지 여러 대통령들이 일인천하를 누린 것이 사실인데, 김 후보는 같이하는 대통령으로서 수평적 리더십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정세균 측 “본선은 컨텐츠·정통성 싸움”

현재 세 후보 가운데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정세균 후보는 당내에서 ‘저평가 우량주’로 평가받는다. 정세균 후보 측도 이를 전면에 내세우며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정세균 후보 측 대리인을 맡고 있는 최재성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1%든 3%든 현 지지율은 통계학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 후보의 정책 중심 행보가 누적되면서 능력을 인정받고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며 “본선은 컨텐츠와 정통성 싸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간의 정치적 경험에서 문 후보와 김 후보를 앞서는 정 후보의 컨텐츠를 강조함과 동시에 정통성을 언급함으로써 손학규 후보에 대한 견제심리도 함께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방선거는 권력집단에 대한 평가가 반영되는 반면, 대선은 대한민국을 5년 동안 이끌어갈 사람을 뽑는다는 점에서 정책 컨텐츠가 중요하다”며 “후보 중심의 선거가 이뤄지기 때문에 정세균 후보가 경쟁력이 있다”고 강변했다.

최 의원은 또 ‘결선투표에서도 비문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냐’는 물음에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전국민경선제로 경선이 치러지고 모바일투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실상 후보연대가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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