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내 최대 룸살롱 압색…삼복더위에 덜덜 떠는 경찰
검찰 국내 최대 룸살롱 압색…삼복더위에 덜덜 떠는 경찰
  • 최은서 기자
  • 입력 2012-07-17 10:20
  • 승인 2012.07.17 10:20
  • 호수 950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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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최은서 기자] ‘룸살롱 황제’ 이경백(40·구속기소)씨 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이 국내 최대 규모의 룸살롱을 전격 압수수색해 경찰 상납 비리와 탈세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서 경찰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지난 5일 밤 서울 논현동 S호텔 지하 룸살롱 ‘어제오늘내일’(일명 YTT)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S호텔 지하 1~3층을 영업장소로 사용하는 YTT는 룸이 180개에 달하며 엘리베이터로 연결되는 S호텔을 성매매 장소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호텔은 총 19층으로 8층 이상부터는 호텔 객실이다. YTT에서 술을 마신 뒤 여성 접대부와 S호텔 객실에서 ‘2차’를 가는 이른바 ‘풀살롱(풀코스 룸살롱)’ 구조다.

검찰은 앞서 이씨의 경찰관 뇌물 제공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YTT가 단속 무마 대가로 경찰에 조직적인 상납을 해 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YTT의 실제 소유주로 알려진 김모씨가 경찰에 정기적으로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경찰 상납 비리를 캘 방침이다.

검찰은 이씨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경찰관 17명을 사법처리한데 이어 YTT의 경찰과 룸살롱 업주 간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어 경찰이 술렁이고 있다. 검찰이 또다시 룸살롱 수사에 나선 것은 의도적인 ‘경찰 죽이기’라는 판단 때문이다.

YTT가 강남 일대에서 가장 큰 유흥주점으로 꼽히는 만큼 룸살롱 황제 사건보다 경찰이 대거 상납비리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추정이 검·경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또 검찰 안팎에서는 김씨는 풀살롱 시장을 평정한 인물로 김씨가 입을 열면 검찰·정부 소속의 고위층의 연루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찰 일각에서는 “경찰 수사권 독립을 막기 위해 검찰이 ‘경찰 손보기’를 하는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 하고 있다. 또 경찰은 검찰이 YTT 웨이터들에게 청구한 체포영장이 모두 기각된 것을 두고 “‘경찰 때리기’를 위한 ‘무리한 수사’”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위기감을 느낀 경찰은 수사·정보 형사를 동원해 검사의 비리 찾기에 나서는 한편 ‘룸살롱 수사’를 ‘수사권 조정’과 연결시키며 문제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것 외엔 뚜렷한 대책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경찰이 검찰의 수사 의도를 왜곡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 문제 때문이라면 같은 지분을 줄테니 경찰도 함께 합동수사하자”며 “경찰이 요구하면 합수본을 차리고 지휘부에 건의하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검찰관계자는 해당 룸살롱 웨이터들에 대해 무더기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으로부터 기각된데 대해 “통상 압수수색은 현장에서 임의동행이나 긴급체포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엔 절차적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모두 와서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과잉수사라는 것은 적절치 못한 지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강남지역 유흥업소들이 조직적으로 뇌물을 상납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할 계획이다. 검찰이 YTT 수사를 통해 경찰과 유흥업소 간의 유착을 뿌리 뽑겠다고 강경 방침을 밝히고 있어 당분간 검경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은서 기자 choie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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