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총장, “해임 사유를 분명히 할 때까지 자진사퇴는 없다”
서남표 총장, “해임 사유를 분명히 할 때까지 자진사퇴는 없다”
  • 유수정 기자
  • 입력 2012-07-16 14:05
  • 승인 2012.07.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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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퇴거부 의사를 표명한 서남표 총장 <사진자료 = 뉴시스>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자진사퇴 거부 의사를 밝혀 이사회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서 총장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머셋 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명 이사장은 내가 물러나야 할 사유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서 총장은 “이제 나흘 뒤면 카이스트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쫓겨나는 총장이 된다”면서 “물러날 사유를 분명하게 밝혀주는 것이 카이스트를 위한 마지막 소임이며 총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방도”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0년 7월 연임에 성공할 당시에도 카이스트의 한 이사(이종문)가 ‘자기 표를 받으려면 2년만 하겠다고 선언하라’고 해 이를 거부했다”며 연임을 위해 2년의 재임기간을 강요받았음을 폭로했다.

또 “교육과학기술부에 임명장을 받으러 갔을 때도 안병만 전 장관이 ‘또 2년만 한다고 했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등 다른 이사들과도 그런 이야기를 몇 차례 했다”며 “그 후로 오명 이사장도 계속 2년을 이야기하는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총장 해임 사유를 못 찾아 편법적 수단을 쓰며 총장 자리를 노리는 이들에게 카이스트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이 카이스트 총장 임기 6년 동안 많은 업적을 달성했으며 이에 자신에 대한 계약해지가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 총장은 “지난 6년간 카이스트 자산은 2배, 현금 보유액은 3배로 늘었다”며 “200위권이던 세계 대학 평가가 60위권대로 들어섰고 기부금도 1700억 원대로 늘었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서 총장은 학내에 자신을 지지하는 교수와 학생들이 많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그는 “학교를 지지한다는 학생과 교수들의 이메일을 많이 받는다”며 “내가 보기엔 그들이 침묵하는 다수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관성에 바탕을 둔 낡은 문화를 바꾸는 카이스트의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며 “나흘 뒤면 사실상 해임을 당하지만 주어진 소임을 다해 카이스트의 발전을 위해 여생을 바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카이스트 이사회는 오는 20일 열릴 임시이사회에서 서 총장에 대한 계약해지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계약해지안은 카이스트 16명의 이사 중 당사자인 서 총장을 제외한 15명이 처리하게 되며 재적이사 과반수 출석과 재적이사 과반수 의결로 계약해지가 결정된다.

한편 이성희 카이스트 측 변호사는 “총장이 잘못이 있다면 귀책사유를 물어서 해임 할 텐데 이번 이사회 안건은 ‘계약해지’다”며 “이 자체가 해임사유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사회에서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할 경우 서 총장에게 막대한 배상을 해야 하는 등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rystal07@ilyoseoul.co.kr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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