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전세가격이 지난달까지 최장 40개월 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아파트 전세금은 40% 가까이 치솟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5%를 기록했다.
16일 KB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택전세 가격은 2009년 3월부터 전월대비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까지 매달 상승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1986년 이후 최장 기간으로 전월대비 적게는 0.1%에서 많게는 1.7%까지 올랐다.
주택 전세가격지수는 오름세 직전인 2009년 2월 83.3에서 지난달 106.8로 뛰어 상승률은 28.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4%인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여기에 아파트만 놓고 보면 상승폭은 더욱 커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같은 기간 79.2에서 108.6으로 급등해 40개월간 무려 37.1% 올랐다. 지난해 3월에는 전달보다 2.3% 상승해 고점을 찍은 바 있다.
아파트 전세가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했던 비수도권의 오름세가 눈에 띄었다. 서울은 34.0%, 경기 35.1%, 인천 17.3%로 조사돼 모두 평균을 밑돌았다.
5대 광역시(44.3%)에서는 부산(52.8%)이 50%를 넘어섰고 대전(42.2%), 울산(41.9%)이 평균을 상회했다. 인천, 광주(35.4%), 대구(37.1%)는 평균 이하였다.
서울에선 강남(36.8%)이 강북(30.7%)보다 높았고 송파(45.9%), 강동(44.7%), 광진(42.5%), 서초(41.9%)가 40%를 넘었다.
시군구 아파트 전세 중에는 경남 양산이 67.8%로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고 부산 사상구, 경기 화성, 하남이 각각 62.6%를 기록해 60% 넘게 올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주택 매수 수요로 전환할 사람들이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으로 대기하는 수요가 있었고 수도권 주택시장은 투자성에 한계를 보이며 매수세가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하우스 푸어, 가계부채 문제까지 가세한데다 집값 상승으로 구매력이 떨어져 전세에 안주하는 사례도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 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2분기 들어 전세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들어 6월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전체적으로 0.1%, 아파트도 0.1% 오르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