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vs '시기상조' 대립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vs '시기상조' 대립
  • 유효상 기자
  • 입력 2011-04-26 11:03
  • 승인 2011.04.26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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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으나 부정적인 의견도 잇따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공무원과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는 시기상조,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꼴 등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반면, 의원들은 사무처 직원들의 인사권 독립이 없이는 집행부에 대해 제대로 견제와 감시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등 양론이 첨예하게 맞서 현실화될지는 예측하기 힘든 상태이다.

25일 충남도의회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1일과 22일 인천 송도 갯벌타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국 시·도의회 전국 광역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 참석자들은 '의회 인사권 독립'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법적 절차와 여론 형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 경기도의회에서 인사권 독립을 위한 관련 조례를 통과시켰으나 집행부에서 법적 대응에 나서 이에 대한 결과를 지켜본 후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국 운영위원장협의회에 참석했던 충남도의회 이진환 운영위원장은 "현재 의회사무처 직원의 인사권이 집행부에 있는한 지방의회는 견제와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며 "사무처 직원들이 집행부 눈치를 떠나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의회 인사권 독립 문제가 하루속히 해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직사회와 심지어 의회 사무처 직원들까지 '의회 인사권 독립'이 이뤄질 경우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의회 인사권을 독립시키더라도 의장과 의원들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제재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결국 부정적인 여론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충남도와 대전시청 일부 간부 직원들은 "지금도 많은 의원들이 집행부에 공직자 인사청탁을 하고 있고 심지어 이권에까지 개입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만약에 인사권까지 맡길 경우에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매우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또 다른 문제로 집행부와의 인사교류에 숨통이 막히는데다, 의원들은 집행부에 대한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직원들의 신분과 위치가 모호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의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수는 줄어들고 외부에서 정무 인력을 대거 채용하거나 별도로 의회 사무직 신규 직원을 공채하는 경우까지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충남도청 한 간부는 "현재 상태에서 의회 인사권 독립은 제도, 여건 등으로 볼 때 시기상조이고 갈 길이 멀다"며 "설사 의회에서 인사권을 갖더라도 남용되지 못하도록 주민들 감시 속에 제도적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효상 기자 yreport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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