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의 광고비평] 소녀시대 각선미로 판타스틱 비주얼 보여주는 한국야쿠르트 ‘룩(LOOK)’ 제품 광고
[김재열의 광고비평] 소녀시대 각선미로 판타스틱 비주얼 보여주는 한국야쿠르트 ‘룩(LOOK)’ 제품 광고
  • 김재열 마케팅 컨설턴트· IMI 대표
  • 입력 2012-07-10 10:29
  • 승인 2012.07.10 10:29
  • 호수 949
  • 4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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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 at Me’ 외치지만 고독한 여성들 몸매, 핸섬으로 바꿔줄지 의문스러워

▲ 소녀시대 다이어트 ‘룩’ TV광고
노출의 계절인 무더운 여름이다. 덥다 보니 벗게 되고 기왕에 벗을 거면 다이어트를 통한 멋진 몸매를 보여주자는 것이 이번 여름 몸매에 대한 콘셉트인가 보다.

화려한 조명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대형 패션쇼를 하듯이 소녀들이 당당한 걸음걸이의 포즈로 클로즈업된다. 영롱한 별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조명은 걸 그룹의 매끄러운 다리와 몸매를 하나씩 비춘다. ‘Look at Me'라는 음악과 함께 분홍색과 검은색이 조화된 줄무늬 드레스가 빛나기도 하고 바람에 셔츠를 휘날리며 노출된 배를 과시하는 자태는 묘한 섹시함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한국야쿠르트의 건강기능식품인 ‘룩(LOOK)’ 제품 TV광고 속의 모습이다. 이 제품은 날씬한 몸매에 목말라하는 젊은 여성들을 타킷으로 한 다이어트 음료다.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400만 병을 돌파할 정도로 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많은 브랜드가 난립하는 다이어트 시장에서 단기간에 이 같은 성과를 이룬 배경엔 무엇보다도 ‘미각(美脚 : 아름다운 다리)을 자랑하는 걸 그룹’ 소녀시대가 모델인 광고의 힘이 크다. 이들은 젊은 여성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대상으로 꼽힌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소녀시대 식단'이라고 해서 이슈가 될 정도로 그녀들의 모습을 보고 따라하고 싶어 한다.

다이어트를 주제로 하는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하나같이 완벽한 몸매를 자랑한다. 광고는 모델이 권유하는 식품을 먹거나 운동기구 등을 활용하면 우리와 같은 ‘몸 짱’이 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트린다. ‘룩(LOOK)’ 광고도 마찬가지다. 이 광고는 심리학적 설득 이론인 자아방어기제(Defense mechanism)이론 중 동일시(Identification)기제를 활용하고 있다. 미각의 소녀들을 등장시켜 광고의 모델이 자신과 같다고 느껴지도록 하는 기법이다. 광고에서 빅 모델이 “나처럼 날씬해지고 싶으면 이 제품을 써야죠”하며 유혹을 하는 방식이다. 또한 이 광고는 균형이론(balance theory)도 병행하고 있다. 몸매 때문에 갖가지 제품과 운동방식 그리고 식단 등을 두고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심리적 갈등을 겪고 있는 젊은 여성들로 하여금 인지(認知)상의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기법이다. 이것은 세 가지 기호인 P-O-X 관계로 설명된다. 소비자(P)는 특정 연예인(O)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갖기 마련인데 그 연예인이 광고 모델로 등장하여 특정 제품(X)에 대해 “나처럼 이 제품을 한 번 마셔봐”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표시하면 소비자는 자신의 인지상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룩(LOOK)’ 광고는 제품의 속성과 적합한 모델 기용 등 전반적인 콘셉트가 잘 짜여져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광고에서 아쉬운 점은 모델과 소비자 사이의 연결점(Node)이 약하다는 점이다. 특히 이 광고는 ‘소녀시대’라는 걸 그룹 스타를 통해 ‘셀러브리티 브랜드(Celebrity Brand)'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셀러브리티 브랜드는 유명 배우나 연예인 혹은 아티스트의 이름이나 캐릭터를 상품의 브랜드로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이들의 성공과 부유함이나 차별적 느낌 그리고 스타일리시한 이미지를 투영한 마케팅 전략인 것이다. ‘룩’ 제품이 브랜드 네임으로 표명하고 있는 ‘소녀시대 다이어트’가 그것이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몸매는 ‘룩’ 제품을 마시면서 만든 몸매도 아니거니와 광고 모델로 등장하면서 이 제품이 제시하는 8주 동안의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지도 않다. 그러면서도 “나처럼 날씬해지고 싶으면 이 제품을 마셔봐.”하는 유혹으로 그러한 것처럼 착각에 빠트린다는 점이다. 테스트모니얼 마케팅(Testimonial Marketing)은 모델이 직접 자신의 제품 사용 경험을 광고에서 증언을 하는 방식이다. 리엔케이(Re:NK) 브랜드는 모델 고현정이 제품의 기획과 마케팅에 직접 참여했다. 모델이 직접 연구소에서 화장품 제조 과정을 살펴보고 오랜 시간 직접 써본 결과를 제품에 반영한 내용의 리엔케이 광고는 셀러브리티 브랜드 마케팅과 테스트모니얼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셀러브리티가 자신의 경험·노하우·전문가 이상의 식견 등을 녹여낸 진정성과 기업의 제품에 대한 전문성과의 코웍(Co-Work)이 만들어 낸 좋은 사례다.

▲ 소녀시대 다이어트 ‘룩’ 인쇄광고
                                 

몸은 오늘날 대중 소비문화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보여 지는 몸은 수없이 널려 있는 시각적 이미지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각적 이미지 속에서 현대인들은 몸에 대한 강박적 집착을 갖게 되는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Calvin Klein의 모델 ‘게이트 모스’를 캐스팅한 디자이너는 그녀가 우리들에게 보여지는 모습과는 달리 그녀 몸의 실체에 대해 ‘고양이 껍질을 벗긴 모습’이라 했지만 광고 속 그녀의 모습은 관능적이다. 다이어트 광고에 나오는 대부분의 여성들도 육체의 선을 도드라지게 보이게 하려고 과장된 몸짓과 비틀어진 자세를 취하여 섹시함을 강조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그런 모습이 미적 기준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인식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그 기준에 맞추려 한다. ‘룩’의 광고 또한 ‘소녀시대’의 몸을 내세워 모든 젊은 여성들의 몸을 거기에 맞추려 한 점도 문제다. 몸은 온 세상을 느끼고 타인과 소통하고 경험하는 감각의 벽이다. 그래서 몸은 그 자체의 폐쇄성과 비극성 및 사람마다 각자의 DNA에 의한 개별성이 존재하기에 고독하기도 하다. 어찌보면 가련하기까지 한 이러한 몸을 ‘소녀시대’ 몸매 하나로서 결코 구원해 줄 수는 없다. ‘룩’ 광고 속의 판타스틱 한 비주얼이 오히려 실현 불가능한 몸매를 구현하려는 착각에 빠트리며 젊은 여성 소비자들을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것이다. 이 땅에 처음으로 유산균 발효유를 들여오는 등 국민 건강지킴이가 된 기업이 한국야쿠르트다. 그래서 ‘룩’ 광고가 여성 건강을 위한 것인지 아름다운 여성 몸매 만들기 제품 카테고리인지의 광고인지에 대한 애매함도 짚어야 할 대목이다.

김재열 마케팅 컨설턴트  IMI (Issue Management Inc.)

김재열 마케팅 컨설턴트· IMI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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