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고검장은 “법무부 장관 시절 어떤 검찰 직원이 회식 자리에서 이런 말은 한 적이 있다. ‘과장님을 뵈면 세상이 참 불공평한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제가 남들이 부러워하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아 왔다. 그러나 가진 사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이 달라 처신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특히 자신이 ‘누구누구의 아들’ ‘누구누구의 동생’ 등으로 불리는데 대해 어려움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홍 고검장은 “아버님(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이 생존해 계실 때는 아버님의 아들로, 돌아가신 뒤에는 삼성회장의 처남이나 중앙일보 회장의 동생으로 남에게 인식돼 왔다. 저는 ‘누구의 무엇’으로 표현되는 게 너무나 싫었다. 때문에 가급적이면 ‘삼성’이나 ‘중앙일보’와 거리를 두고 검사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형(이건희 회장)은 ‘석조는 자기가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 도와줄 생각 말고 도움 받을 생각도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형(홍석현 회장)도 중앙일보 기자들에게 ‘기사를 놓쳐도 좋으니 홍 검사에게서 취재하지 말라’는 접근금지 명명을 내렸다”면서 “오죽 했으면 중앙일보 기자가 ‘취재 방해가 되지 않도록 빨리 요직으로 옮겨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겠느냐”고 강조했다. 홍 고검장이 올린 글에는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대상그룹 임 회장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대상그룹 임 회장 사건 처리와 관련해 지금까지 여러차례 이름이 거론됐다. 노회찬 의원은 마치 영향력이나 발휘해 사건 처리가 이뤄진 것처럼 국회에서 발언했다”면서 “대상과 관련해 죄가 있다면 인천 지검장으로 발령받은 것과 대상의 임 회장이 조카의 장인이라는 사실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사장 승진한 것으로 (내가) 노력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 것 같다. 앞으로 더 출세하고 말고는 관운이고 이제부터는 덤의 검사인생”이라면서 “출세하기 위해 시류에 따르거나 관직에 미련을 두고 살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석 suk@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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