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김재철 MBC 사장이 새롭게 구성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이 이미 내정되어 있다고 4일 주장한 MBC 노조의 폭로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MBC 노조는 이상돈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의 ‘8월 새 방문진 구성과 MBC 변화’ 구상이 알려진 사흘 뒤인 지난달 28일 김재철 사장이 임원과 일부 간부들이 동석한 티타임 성격의 간담회에서 “8월에 들어설 이사들은 이미 다 내정돼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김 사장 자신의 퇴진 가능성은 적게는 1%에서 많게는 5%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며 자신의 발언을 사내외에 널리 알리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김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을 증명이라도 하듯 ‘회사특보’를 급하게 제작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특히 김 사장은 “이 대통령이 아무리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됐다 해도 방문진에 영향력이 남아 있다”며 간부들의 동요를 차단했으며, 28일 외에도 각종 티타임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이미 얘기가 끝났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언급을 사내 인사들에게 한 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폭로했다.
만약 김 사장의 언급이 사실로 들어나게 된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방문진법’을 위반하게 된다. ‘방문진법’은 “방문진 이사는 방송에 관한 전문성 및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한다”고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 접수가 시작되기도 전에 대통령이 사전에 특정 인사를 낙점했으며 이를 김 사장에게 알려준 꼴이 된다.
이에 MBC 노조는 자신들을 상대로 195억 원의 천문학적 금액의 손배소를 제기하고, <PD 수첩>의 최승호 PD를 해고하고, 시사 프로그램과 뉴스를 정부의 시각에 맞추는 등의 김 사장의 정책은 결국 이 대통령의 입김이 적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을 향해 ‘방문진 이사가 이미 다 내정돼 있다’는 폭탄 발언을 한 근거와 이 대통령과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언질을 받았는지를 즉각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발언의 사실 여부를 떠나 김 사장은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청와대 역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며 김 사장의 행태에 대해 준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이에 MBC 측은 노조의 이 같은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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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