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홍준표-소장파-김무성 당권 입성 노린다
‘비주류’ 홍준표-소장파-김무성 당권 입성 노린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1-04-19 13:50
  • 승인 2011.04.19 13:50
  • 호수 885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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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재보선 후폭풍] ‘안상수 책임론’ 노림수
왼쪽부터 홍준표 · 안상수 · 김무성 [사진=정대웅 기자] photo@dailypot.co.kr

“이재오 드롭(Drop), 당권 도전자 우후죽순”
‘탈박’ 김무성 청와대 측면 지원 당권 기회 포착
제3 후보론 ‘솔솔’… MB-SD 아바타 임태희 차출?


4·27재보선 후폭풍이 심상치 않을 전망이다. 일본 대지진 직후 밀려든 쓰나미가 연상될 정도다. 특히 한나라당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부터 당 일각에선 안상수 대표 ‘2선 후퇴론’이 제기될 정도다. 당권에 도전할려는 중진급 의원들은‘쉬쉬’하고 있지만 내심 선거 패배에 따른 조기전대개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단연 지난해 7월 자력으로 2위를 차지한 홍준표 최고위원과 김무성 원내대표, 그리고 소장파 그룹이 있다. 최근 이재오 특임장관의 당권도전설이 부상했지만 측근에게 ‘킹으로 돌아섰다’고 밝히면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재보선전부터 불거지고 있는 안상수 대표 ‘책임론’의 노림수를 추적해봤다.

바야흐로 4·27재보선이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회의원급 이상 재보선 지역구로는 경기 분당을, 강원도지사, 경남 김해을, 전남 순천이다. 각종 여론조사와 전문가 판세를 보면 민주당이 3:0으로 완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원도지사 선거만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가 앞서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최문선 후보가 바짝 추격해 상승세를 탔다는 평이다.

만약 한나라당이 전문가들의 예측처럼 재보선에서 단 한곳도 얻지 못할 경우 안상수 대표 체제는 흔들릴 공산이 매우 높다. 그동안 ‘보온병 발언’에 ‘자연산 발언’으로 인해 급속히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안 대표다. 수도권 중심의 소장파 그룹이 ‘안상수 불가론’을 내세우는 배경이다. 내년 총선에서 강남권을 제외한 한나라당 후보의 전패가 예측되는 가운데 안 대표를 간판으론 ‘안된다’는 정서가 팽배해 있다.

한나라당, 조기전당대회 ‘예열중’

한발 더 나아가 선거 성패와는 무관하게 안 대표 흔들기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기전대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 특히 이재오 특임장관이 최근 측근을 만난 사석에서 ‘난 더 이상 킹메이커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상 ‘대망론’을 피력한 소식과 맞물려 조기전대가 더 치열하게 치러질 공산이 높게 됐다. 이 장관이 당권에 나설 경우 당 대표가 되는 것은 ‘따논 당상’이라는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장관이 ‘킹’으로 돌아선 이상 당권에 도전할려는 그룹은 크게 4개 그룹이다. 선봉에는 정두언, 원희룡, 나경원, 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 그룹이 존재한다. 현재 소장파 그룹은 ‘40대 기수론’, ‘세대교체론’을 내세워 당 지도부 교체를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그 속내는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 접수’와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강하다. 공천권 접수는 총선에서 대폭적인 물갈이를 통해 개혁적인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겠다는 복안이다. 물갈이 대상이 영남권 중진 의원들로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또 한 그룹은 친이계 홍준표 최고위원이다. 홍 최고는 지난 전당대회때 친이 친박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자력으로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홍 최고위원측은 친이계 뿐만아니라 친박, 소장파, 중립 의원 등으로부터 골고루 표를 얻어 당권을 거머쥐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홍 최고위원실에선 당권 도전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극비 회동을 통해 ‘지지’를 약속받았다고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친박계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표 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원희룡 사무총장 등 소장파 그룹과 연대를 꾀하며 계파를 초월해 표몰이에 나서고 있다.

캐스팅보트 쥔
‘박근혜-이상득’ 표심은


세번째 당권 도전 그룹은 김무성 원내대표 그룹이다. 김 원내대표는 한때 친박에서 친이로 탈박을 했지만 부산 출신 친박 의원들과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당내 주류 세력인 범친이계(친이재오, 친이상득계)로부터 지지를 받아 당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실 역시 청와대로부터 ‘낙점을 받았다’는 말을 흘리면서 당권을 무난히 접수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무성 당 대표론’이 탄력을 받는데는 이 특임장관의 당권도전 포기설이 한몫하고 있다. 이 장관이 수도권 출신에 ‘왕의 남자’로 당권에 도전할 경우 대표 최고위원 당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장관이 재차 ‘킹 메이커’에서 ‘킹’으로 자리매김을 했다는 측근의 말이 전해지면서 막판 김 원내대표의 당권 도전이 수월해진 상황이다.

네 번째 그룹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친이상득계와 친박계다. 두 그룹의 당권·대권 연대설은 진작부터 흘러나왔다. 이젠 친이상득계가 친박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은 정치권에서 진부한 말이 될 정도다.

하지만 두 그룹의 공통점은 입맛에 맞는 마땅한 당권 후보가 없다는 점이다. 홍 원내대표는 불안하고 소장파 그룹은 적대관계에 있다. 한때 대통령의 형님을 공천에서 배제시키는 선상반란을 일으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또한 친이재오계가 적극 지지하고 있는 김무성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와 대치상황이다. 박 전 대표가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친박계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친박 홍사덕, 허태열 의원의 당권 도전이 점쳐지고 있지만 5위안에도 못들 경우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 박 전 대표에게 적잖게 정치적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출마여부가 불투명하다. 지난 전당대회와는 달리 친박 단일후보가 나설 경우도 부담스럽기 마찬가지다. 친이 친박 계파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 인사가 작년 회동으로 맺어진 ‘신사협정’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두 그룹으로부터 제3후보론이 나오고 있다. 친이상득계이자 공식적인 이명박 정권의 2인자인 임태희 비서실장이 거론되고 있다. 임 실장은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의 ‘아바타’로 불릴 정도로 친분이 깊고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임 실장이 4·27재보선이 끝난 이후 개각시 후임인사까지 실명이 거론되면서 ‘장관 차출설’과 ‘당권 도전설’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임태희 당권도전설?
“말도안돼” 일축


임 실장은 박 전 대표와도 무관하지 않은 편이다. 평소 합리적이고 조용한 성격으로 박 전 대표와 무난한 관계를 맺어온 임 실장이다. 또한 박 전 대표가 당 대표 최고위원시절 공동 대변인을 맡아 호흡을 맞춰본 경험도 있다. 하지만 임 실장의 당권 도전설에 대해 한나라당 당권 도전자들의 반응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결국 한나라당이 재보선에 패해 조기전당대회가 개최될 경우 구도는 소장파 그룹 대 김무성, 김무성 대 홍준표 등 양강내지 다자 구도로 흐를 공산이 높다. 그 와중에 ‘제3후보론’이 뜨지 않는 이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친박계와 친이상득계가 어디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후보자들이 일희일비할 공산이 높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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