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A 의원실 ‘화들짝’ 놀란 사연

‘날고 싶은 나비의 꿈’ 책 제목까지 구체적
대한민국을 뒤흔든 신정아 에세이집 ‘4001’이 주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뒤로 밀려나고 있다. 처음 책이 출간할 당시만해도 초판 5만 권이 삽시간에 동이 났지만 현재 7쇄까지 발매해 10만 권 정도 팔린 것으로 출판사는 전했다. 특히 신씨의 책의 내용에 정운찬 전 총리를 비롯해 조선일보 출신 국회의원, 옛 연인 변양균 전 청와대정책실장 관련 은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정치, 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줬다.
당장 공중파 방송인 MBC에서는 ‘미스 리플리’라는 제목으로 2007년 학력 위조사건을 배경으로 신씨 사건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 제작에 나섰다. 일각에선 영화화될 수 있을 것이란 소문까지 더해지면서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세간의 관심이 떨어지는 사이 재차 여의도를 중심으로 ‘신씨가 후속책을 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날고 싶은 나비의 꿈’이라는 책 제목까지 구체적으로 나오면서 소문이 사실인양 퍼지기 시작했다. 내용도 ‘파격적이다’고 소문이 났다. “기존 에세이집에서 싣지 못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나라당 A 의원과 관계가 더해졌다”, “조선일보 관련 인사가 더 걸려 있다”는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돌았다.
특히 한나라당 A 의원에게 신씨의 ‘그림 선물’은 여의도 호사가를 통하면서 그럴듯하게 퍼져나갔다. 내용인 즉, 17대 금뱃지를 단 A 의원에게 신씨가 평소 ‘언니 동생’ 사이로 친분이 깊어 수백만원짜리 그림을 선물로 제공했다는 소문이었다. 소문이 돌자 A 의원실에선 ‘확인작업’을 하느라 하루종일 분주했다. 소문일뿐이지만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A 의원의 향후 정치적 미래가 단 한순간에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돌았다.
A 의원실 관계자는 “신씨가 책을 낸다는 소문이 있는데 도저히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누가 이런 소문을 퍼트리는 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영감을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던지 아니면 신씨측에서 ‘노이즈마케팅’을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신씨를 겨냥했다. A 의원실에선 그렇다고 명예훼손을 걸기에는 나오는 내용이 충분치 않고 소송을 걸 경우 자칫 출판사 마케팅전략에 말려든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해당 출판사측에선 ‘NCND’(긍정도 부정도 않는) 전략을 구사했다. 신씨의 후속책을 낼 것이냐는 질문에 출판사 관계자는 “공식적인 반응은 노코멘트”라고 밝혔다.
한편 신씨와 함께 책출판관련 법률 검토를 한 김재호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전혀 듣지 못한 내용이다”며 “책 제목까지 나왔다면 나한테 상의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A 의원 관련해 “나도 잘 아는 사이”라며 “만약 그런 일이 있었으면 나한테 문의를 했을 것”이라며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A 의원과 신씨가 친분이 있다는 점에 대해선 인정했다.
무엇보다 김 변호사는 “A 의원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음해할려고 하는 것 아니냐”며 “신씨로부터 A 의원관련된 어떤 얘기도 못들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출판사측의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나도 지인들로부터 출판사를 바꾸라는 얘기를 몇 번 들었다”며 “책 팔아먹을려고 근거 없는 소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의혹어린 시각을 내비쳤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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