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전 발효’는 100년 3대 전통의 ‘은자골탁배기’의 트레이드마크다. 말하자면 완전발효는 ‘제대로 된 숙성’이다. 한마디로 ‘잘 익었다’고도 한다. 이 ‘완전발효’가 전국 막걸리 축제(2005년, 경기도 고양)에서 막걸리동우회가 선정한 ‘가장 좋은 술’의 영광을 차지하도록 한 비결이다. 임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21]과의 인터뷰에서 “완전 발효된 막걸리는 트림으로 인한 역한 냄새와 숙취로 인한 머리 아픈 현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며 “여협이 완전 발효돼서 배려와 칭찬의 박수를 주위로 보내면 결국 상주가 살맛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임 회장이 장인 정신을 사회활동의 영역으로 그 지평을 확대해 상주여성운동의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제가 상주여협 회장이 되리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처음 여협에 들어오면 회장을 하기 어려워요. 내부 규칙이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회장이 될 수 있나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회장이 되었고, 주위 분들이 인정하여 추대해 준 것을 감사히 여기며 혼신의 힘을 다 하겠습니다.”
임 회장은 지난 2월 26일 ‘2012년을 이끌어갈 상주시 여성단체협의회장’ 에 선출된 것에 대해 ‘겸양의 소회’로 [서울21]과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임 회장은 오랜 세월 사회봉사활동을 해 온 경력의 소유자다. 대한적십자봉사회상주시지구협의회 수석부회장과 상주학교운영위원연합회장, 상주경찰서 전의경어머니회장, 한국어린이재단 경북지역부회장 및 상주시지부 회장을 을 비롯해 상주시 시각장애인 및 척수장애인 운영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전의경과 어린이, 장애인들 까지 보살피는 등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임 회장은 “‘여협 회장을 스스로 하겠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낮추면서도 “앞으로 상주시여성정책을 선도하며 여성의 권익증진과 함께 행복한 가정,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갈 것” 이라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친정 어머니는 나의 멘토”
임 회장의 인생 멘토는 친정어머니다. 임 회장은 “제 친정은 8남매인데, 친정어머니가 참 지혜롭게 잘 키우셨다”며 “친정어머니는 8남매 서로가 칭찬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가르쳤다”고 말했다. 임 회장에 따르면 그는 3남 5녀 중 4녀다. 자칫하면 오빠와 언니들에 가려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잘 하는 일’이 있으면 언니들이 머리를 따주면서 “너 참 잘했구나, 내 동생답다”고 칭찬해 주었다. 이런 오빠와 언니들로 인해 자신이 자랑스러웠고, 예뻐해 주는 언니들이 또한 좋았다.
임 회장은 “이런 가족분위기가 너무 좋았다”며 “장성해서 돌아보니 그 핵심이 ‘친정어머니의 칭찬하는 가르침’이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임 회장은 “지금도 친정 6형제가 함께 모여 산다”며 “친정 어머니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말했다. 사실 임 회장이 대표로 있는 ‘은자골탁배기’에는 전 직원 15명 가운데 임 회장의 남동생 둘과 여동생, 그리고 큰오빠와 큰 언니 조카에다 임 회장까지 합쳐 6명이 일하고 있다.
이제 임 회장은 한 가정의 어머니, 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사회봉사단체의 임원이자 단체장으로 성장 발전했다. “배려와 칭찬으로 여협이 하나되면 좋겠어요. 그러면 상주가 하나되고, 나라도 하나될 수 있잖아요”라며 밝게 웃는 임 회장의 미소 속에 새로운 힘이 솟구치고 있는 것 같았다. 친정어머니가 뿌린 ‘배려와 칭찬’의 씨앗은 임 회장의 마음과 영혼의 밭에서 싹을 틔웠다면, 은자골탁배기에서 꽃을 피워 임 회장이 관계하고 있는 여러 사회봉사단체에서 ‘감동’이란 열매를 주렁주렁 맺고 있는 셈이다.
‘2012 상주여성대회 성공 개최’ 온 힘
“오는 7월 10일 600여명이 참석하는 ‘상주여성대회’를 상주문화회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대회를 마치면 그동안 ‘상주여협의 역사’를 정립해 발전 현황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싶다.”
임 회장은 우선 ‘2012 상주여성대회’에 여성 역량을 결집시키기 위한 활동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신 모계사회로의 이행기에서 여성들의 높아진 사회경제적 위상에 걸 맞는 여성 능력의 개발이 필요하고, 여성의 사회참여가 확대될수록 건강한 사회문화도 함께 정착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상주여협은 지난 1995년 시군이 통합될 때 함께 통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대한적십자사상주지구협의회, 상주시새마을부녀회, 상주시여성자원봉사대, 한국자유총연맹상주시부녀회,상주시생활개선연합회, 한국여성농업인상주시연합회 등 19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상주여협의 역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지 않다. 임 회장은 “여협의 역사를 정리하고 정립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여협과 그 산하단체들이 더욱 자긍심을 갖고 사회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상주가 국제적으로 혹은 나라 전체적으로 칭찬을 받으면 좋은 일”이라며 “지난 4월 북천시민공원 일원에서 ‘2012 상주농업기계박람회’가 개최될 때 여협 회원들이 조끼를 입고 휴지 줍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옛날 어머니들은 나라가 어려운 일을 당해 의병이 일어나거나 ‘주먹밥’을 만들어 건네며 힘을 주었던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을 가리지 않고 ‘힘 주는 일’을 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한민국 농업수도 상주’에서 국내 농기계 제조업체와 농업인의 상생발전을 위한 산업형 농업축제의 장(場)인 박람회에 ‘어머니 여성’이 함께 동참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통해 서로를 배려하고 칭찬하면 더욱 좋다는 것이 임 회장의 생각이다.
임 회장은 특히 “상주상무 축구팀을 보면서 인생을 배우고 있다”며 “유치과정에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여러 환희와 곡절이 중첩됨에도 결국은 박수를 보내는 것은 우리 청소년들이 문화적으로 더욱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향토애와 향토정신을 심어주고, 가족이 함께 응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 기본입니다. 그 중심이 어머니 여성입니다. 중심이 바로 서면 가정과 직장, 사회와 나라가 밝아집니다”라고 인터뷰의 끝을 맺었다. 그러나 임 회장의 이 평범한 한 마디가 귓전을 떠나지 않는 것은 그 속에 비범한 진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상주=서원호 취재국장>
서원호 기자 os@ilyoseoul.co.kr